이제 부천시민들은 부천시정(市政)의 정신상태까지 고민하고 걱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장동 광역소각장 건립 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부천시를 향해 '제 정신인가'라는 지적과 함께 "부천시 행정이 마치 중증환자와도 같은 혼선과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사람으로 말하면 중환자실에 입원치료라도 해야 할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부천시정에 대해 '중증환자'라고 표현했으나 이는 사자육신의 문제가 아닌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표현하면서 역대 민선시장 중 김만수 시장을 향해 최악의 시정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각종 개발사업을 일방 추진하는 데 대해 '광풍(狂風)'이 불고 있다고까지 표현한 바 있는 부천시민연대회의는 대장동 광역소각장 건립 계획이 알려지자 '부천시정의 정신상태'까지 꺼내들면서 부천시 행정의 위험도를 강도 높은 언어로 비판했다.

이들은 오늘(20일) 성명을 발표하고 "부천의 들머리에 쓰레기 수입을 전제로 한  광역소각장, 부천시 제 정신인가? "라며 거침없는 비판에 나섰다.

성명에 따르면 "종합운동장역세권개발의 재추진, 부천지속협의 신관변화, 이를 전후로 한 민관거버넌스의 파탄과 각종 시정현안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화(면담)거부, 시청옆 특별계획구역의 개발을 둘러싼 혼선, 대장동 산업단지 추진에 이어 쓰레기수입 광역소각장 추진등 부천시의 행정이 마치 중증환자와도 같이 혼선과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사람으로 말하면 중환자실에 입원치료라도 해야 할 심각한 수준이라 진단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고 전했다.

아예 성명서 초입부터 부천시 행정의 난맥상을 뛰어넘어 정책결정 단위의 정신상태까지 우려하고 꼬집기를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이들은 "제203회 부천시의회에 상정된 2015년 부천시 추경예산안을 통해 통해 드러난 대장동 광역소각장 추진은 부천시정이 황당한 난맥상을 보여주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할 것"이라며 "어떻게 서울시와 고양시 등의 쓰레기를 수입하여 광역소각장을 어떤 시민적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예산도 아니고 추경에 그것도 끼워넣기 꼼수, 소각로 광역화(?)라는 언어유희까지 부리며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리한 일을 이렇게 엉터리로 추진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덧붙였다.  

부천시민연대회의는 "북서풍지대, 우리 부천의 들머리에 있는 대장동의 입지와 쓰라린 추억을 돌아보라"면서 부천의 아픈 손가락인 대장동의 현실을 다시 알렸다.

'과거 국제기준치 0.1나노그램의 270배에 해당하는 다이옥신을 내뿜고 있던 중동쓰레기소각장의 원죄, 이로 인한 대장동소각장의 추진과 쓰레기대란 및 극한적인 민관대립, 이로 인한 1지자체 2소각장운영이라는 초유의 상황이란 아픔을 겪어 온 지나간 우리 부천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결코 이럴 수 는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러한 시정의 혼선과 혼미는 주권자인 시민과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는 시정철학없이 오직 토건과 개발, 성과주의에 사로잡힌 일부 공직자들과 몰지각한 시정 책임자들의 무능과 무소신, 무책임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면서 4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그 첫번째는 '부천시는 즉각 우리 부천의 민관협력의 훌륭한 전통으로 복귀하고 민관거버넌스의 시대에 걸맞는 협치의 정신을 회복하여 계획수립단계에서부터 시민참여를 보장하여 부천시정을 정상화하라'는 것으로 마지막까지 부천시 행정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둘째는, '부천의 대기와 환경, 입지조건을 고려할 때 쓰레기 수입을 통한 광역소각장추진은 결코 바른 행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김만수 부천시장은 이 무모한 계획을 즉각 폐기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라'는 것이며, 셋째는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정책실명제에 걸맞게 이번 반시민적인 계획을 추진한 담당 공무원을 일벌백계하고 토건개발주의 세력들의 시정개입을 철저히 차단하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세번째 요구의 경우 행정의 최고책임자이자 정책결정권자인 김만수 시장을 비껴 '일선 공무원과 시장 주변 토건개발주의자들만을'를 향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대상이 비껴난 성명이 아니냐", "김만수 시장에 대한 마지막 애정의 성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끝으로, 부천시민연대회의는 '만약 이 무모하고 반시민적인 광역소각장을 추진한다면 쾌적한 삶의 질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이를 반드시 저지하고 응징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2010년 지방선거 후 김만수 시장 당선인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시민사회 인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