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사회복지협의체 민간위원장인 임성현 부천혜림원 원장이 2015년 예산안 심사가 최종 종지부를 찍은 상황에서 기고문을 발표하고 "일부 의원의 사적판단과 몰이해로 부천지역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3개 상임위원회별 계수조정이 끝나고 삭감조서가 나온 상황에서 부천예총, 부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이 보도자료와 논평을 통해 예산삭감의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한 바 있다. 부천노총도 성명 발표는 없었으나 대내외적으로 예산삭감에 대한 불만을 전방위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황진희)가 열려 최종 예산안 심사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특정 의원 2명에 대해 특정 예산안 심사시 제척하는 문제로 시비가 일었다.

결국 부천노총이 운영하는 근로자장학재단 출연금 1억원에 대한 심의에서는 재단 이사인 김관수 의원이 제척됐으며, 부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예산안 심사에서는 사무국장과 친인척의 관계에 있는 윤병국 의원을 제척한 상태에서 예산심의를 마쳤다.

계수조정은 끝냈으나 아직 방망이를 두들기지는 않은 상태로 상임위원회에서 당초 삭감액이 122억여원으로 알려졌으나 예결위는 이중 50억여원을 살려 70억여원만 삭감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는 오늘(17일) 오전 11시에 최종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제가 됐던 쟁점예산의 최종 향방이 '참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다.

부천노총 관련 예산은 대부분 기사회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재정문화위원회에서 근로자장학재단 출연금 1억원이 '관련 법규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예산지권 근거 미비라는 지적 하에 100% 삭감됐으며, 의총까지 열었음에도 '위원회 의결 존중'이라는 일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배수진에도 불구하고 출연금 1억원은 100% 살았다.

김관수 의원이 제척됐어도 최종 표결에서 4 대 4의 결과를 낳아 시 집행부의 안대로 가능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는 후문이다.

반면, 부천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지속협) 예산은 위원회 의결대로 50%가 삭감되는 불운을 맞았다.

쟁점예산으로 거론됐던 부천예총, 부천시자원봉사센터, 부천지역사회복지협의체 등과 함께 최종 예결위 심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던 지속협 예산은 최종 심의 결과로만 보면 '가장 큰 희생양'이 된 셈이다.

부천예총 예산은 당초 일괄 30%씩이 삭감됐으나 최종 예결위 결정은 10% 정도 삭감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부천지역사회복지협의체도 당초 50% 예산삭감에서 10%로 줄어들었다.

자원봉사센터도 당초 운영비 50% 삭감에서 최종은 30% 삭감으로 마감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심사 결과 최대 삭감폭을 떠안은 곳은 지속협뿐으로 좁혀진 것.   

이런 가운데 예결위 계수조정이 끝난 뒤 부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민간위원장이자 부천혜렴원 원장인 임성현 원장은 자신의 개인타이틀을 걸고 논평을 발표했다.

당초 지속협과 함께 논평 발표가 예상됐었다는 점에서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최종 예산심사 결과를 보고 상대적으로 더 혹독한 결과를 안은 지속협과 자봉센터에 대한 의리의 논평으로 해석된다.

그는 논평 초입에서 목민심서의 한 대목을 거론하면서 진정한 목민관의 자세를 지적하면서 출발했고, 글을 맺으면서는 '일부 의원'이라면서 의원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의원의 사적 판단과 조직에 대한 몰이해로 부천지역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예산심사에 임하는 의원의 자세를 꼬집기도 했다.

다음은 임성현 부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민간위원장의 기고문 전문이다.

2015 예산심의 과정에서 보여진 복지거버넌스의 현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목민심서 중)

필자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민간)위원장이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이하 지사협)는 사회복지사업법에 준거한 법적기구로써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민-관 공동기구이다.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지역복지계획을 수립, 평가하는 기구이고 지역의 인적-물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조직하여 지역정책개발과 복지서비스 제공의 인프라를 조성하는 기구이다. 한마디로 복지의 중심체계라는 것이다.

부천의 지사협은 이미 2001년 시범사업부터 시작하여, 전국지사협의 전형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타 시군에 비해 모범적이다. 특히 복지계의 민-관 거버넌스는 전국 모델의 대상으로 아직까지도 사례연구와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부천 지사협의 모든 우수사례는 바로 거버넌스에서 나온다. 올해 추진했던 4기(2015~2018) 지역복지계획도 민-관-시민이 함께 어울린 중기계획의 한 작품이었다.

부천지사협의 내년 예산은 약 1억2천이었다. 하지만 행정복지위원회를 거치면서 경상비와 사업비의 50%가 삭감되어버렸다. 이유는 “예산절감과 합리적인 운영”이었다. 우리와 유사한 성격의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자원봉사센터도 마찬가지 이유로 일괄 삭감하였다. 너무 일방적이고 모호하다.

단순하지만 인구가 비슷한 주변도시를 비교해 보았다.

인구 117만 수원은 직원 4명에 약 4억7천, 100만 고양은 직원 4명에 약 3억9천, 98만 성남은 직원 4명에 약 3억2천, 인구 76만 안산은 직원 2명에 약 1억2천4백......

87만 부천은 직원 1명에 약 1억2천이다. 그것마저 경상비와 사업비 50%를 삭감하였다.

날로 증가하는 지역복지현안들, 특히 시민욕구조사와 100인 위원회 등을 통해 도출되었던 제4기 복지계획(사각지대 없는 복지안전망과 사회적돌봄체계 등 6대 전략목표와 14개 핵심과제, 59개 세부사업)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추진 첫걸음부터 발을 내딛기조차 어렵게 되었다.

또한 지역복지현안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실무자를 한명 더 늘려줄 것을 요구하여 검토까지 하고 있었다.(경기지역 7개 시군이 4명~2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삭감된 예산으로는 지역네트워크조직을 활성화하기는 보다는 오히려 후퇴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로 파생되는 지역복지정책의 협력과 아젠다 개발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복지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수요를 정부(지자체)의 예산과 공무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사회적자본인 인적, 물적기반을 끌어들이려고 하고 서비스전달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려고 하고 그물망(네트워크)들을 가동시켜 틈새 없는 복지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이 바로 민-관-의회의 거버넌스이다. 지사협은 바로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기구이다. 여기에 찬물을 뿌려서야 누가 거버넌스를 한다고 나서겠는가?

이번 사태를 통해 행정복지위원회의 일부 의원들에게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지역복지를 생각하면서 지사협의 역할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편성 권한을 가지고 조직 길들이기를 한다거나 타 예산과의 정략적 거래, 혹은 사적감정에 치우친 삭감이라는 소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12월1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을 심의하여 예산의 10%만을 삭감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혹자는 다른 기관(지속가능발전협의회, 자원봉사센터)의 삭감사태 보다는 충격이 덜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 의원의 사적판단과 조직기능에 대한 몰이해로 부천 지역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에 대한 당혹감을 감출수가 없다.

2014.12.16.

부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민간)위원장 / 부천혜림원장

임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