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봄을 맞아 각종 꽃 축제를 개최하며 시민들을 불러 모으고 있으나 해당 축제 대상인 꽃 이외의 관목(灌木)들을 사정없이 잘라버려 ‘산림보전을 위한 축제가 오히려 산림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관(官)의 산림 훼손은 민간단체의 제보를 통해 밝혀졌다. 매년 원미산에 나무심기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부천시민연합 원미산살리기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지난 5일 식목행사를 벌이는 도중 이같은 사실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원미구청이 주최하는 ‘제5회 원미산 진달래꽃 축제’ 현장을 근거로 목격한 것이며, 진달래를 심기 위해 해당 자리에 식생하고 있는 타 관목들이 모조리 베어진 상태로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시민모임 이희옥 이사는 “진달래꽃 축제 현장을 찾은 결과 진달래가 아닌 타 관목이 모두 베어져 있는 상태로, 이는 축제를 주최하는 원미구청이 진달래 축제만을 포장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식생하고 있는 타 관목을 모조리 베어내고 진달래를 심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달래 등 모든 식물은 함께 커나가는 것으로 관목을 베어내고 진달래만을 심었다면 진달래조차 제대로 자라나기 힘든 상황이 초래된다”며 “이는 단지 보여주기 위한 축제에 급급한 나머지 관이 산림훼손에 앞장선 것으로 이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지난 5일 식목일을 맞아 회원과 자원봉사 어르신, 고등학생 등 80여명이 원미산(종합운동장 뒤편)을 찾아 찔레나무 등을 식재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또한 주변 식생을 관찰하던 중 ‘진달래 꽃 축제’ 현장을 들르게 됐으며, 그 결과 진달래가 아닌 타 관목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진달래만을 식재한 현장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민모임 이희옥 이사는 지난 12일 부천시 녹지공원과를 방문해 관의 산림훼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희옥 이사는 “시청 방문 결과 해당 부서에서 시킨 일이며, 이에 대한 잘못을 시인했다”며 “이후 관목 등 자생적으로 숲의 모양을 만들어갈 나무들을 베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진달래 동산 주위에도 베지 않고, 진달래 주변을 돌려 깎기 해 다른 야생초와 관목이 자랄 수 있게 신경을 쓰겠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관의 산림훼손은 ‘꽃 축제를 시행하기 전 조금의 관심을 기울였다면 벌어지지 않을 상황’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매년 개최되는 꽃 축제가 보여주기 위한 일회성 축제로 그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천시는 부족한 녹지비율을 높이기 위해 나무심기를 정책적으로 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과연 꽃 축제가 녹지비율을 늘리는 정책의 일환인지, 보여주기 위한 선심성 행정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