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모 의원이 시청 및 구청 등에 커피자판기를 판매해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운영위원회는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개인적인 사과에서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시의회의 원칙 없는 온정주의’라는 비난을 받고 사고 있다.


부천시의회 이 모 의원은 ‘부천시청 건설교통국과 구청 등에 커피자판기 설치를 강요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으면서, 공직자로서의 권한 남용 등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으로서 윤리에 벗어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샀다. (부천매일 3월23일자 보도 참조)

시의회 운영위원회(위원장 황원희)는 지난 1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시의원이 설치한 커피자판기에 대해 최근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건에 대해 6일 10시30분 전체 의원총회를 개최해 논의키로 했다.

6일 개최된 의원총회에서 해당 모 의원은 “부족한 탓에 의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공개적인 사과를 표명했으며, 자숙의 기회로 삼고 앞으로 의회활동에 매진할 것을 밝혔다.

이번 의총을 소집한 황원희 운영위원장은 “의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의총을 소집하고, 개인 사과를 통해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4대 의회에서 두 번째 있는 일인데 앞으로는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일부 의원은 ‘의총까지 소집할 필요가 있냐’는 반응을 보인 반면, 외부에서는 ‘윤리강령상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느냐’는 주문도 있었다”며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당 의원이 해당 업체에 직함을 갖지 않고, 강매 등의 추측이 있을 뿐으로 의총서 개인 사과 차원에서 문제를 매듭지었다”고 덧붙였다.

부천시의회 윤리강령 상에는 ‘품위손상’을 이유로 징계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4대 의회까지 내부 징계는 단 한번도 없었다. 또 의총을 통한 개인 사과는 4대 의회에서 두 번째 있는 일이며, 3대에서도 한차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아무리 물의를 일으켜도 의총에서 개인사과면 끝난다는 것이 명문화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토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품위손상’의 기준이 모호하며, 시의회 차원에서의 온정주의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도 의총서 개인 사과로 끝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는 시의회의 윤리의식 재고 필요성을 낳을 수 있으며, 시의원들 간의 봐주기식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일을 성명서를 통해 최초로 공개한 부천시공무원노동조합은 당시 시의회 차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시의회는 사건(3월23일 성명 발표)이 벌어진 이후 지난 6일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해당 시의원의 개인적인 사과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당시 부천시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조, 지부장 박명하)은 '건설교통국에 설치된 원두커피자판기를 씁쓸하게 바라보며'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자판기 판매활동에 나선 이 모 의원은 당장 판촉활동을 중지하고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분의 조치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요즘 며칠사이 건설교통국 소속 몇 개 과(소)에 설치되고 있는 원두커피 자판기는 부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이 모 시의원의 적극적인 판촉활동으로 설치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개탄할 일"이라며 "70여만원이나 되는 자판기를 일단 설치하라고 강요하는 행태를 바라보며, 건설교통국 예산을 심의하는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시의원이 자판기 판촉활동에 개입하는 것은 시민이 부여한 권한을 남용 및 오용하는 잘못된 행태임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노조는 "이 모 시의원은 당장 판촉활동을 중지하고 강제수준에 의하여 설치한 자판기는 즉각 회수하고, 시의회 차원에서 공개 사과하라"며 "다시는 이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응분의 조치를 바라는 바이며, 우리 공무원들도 시민이 부여한 공적 권한이 사적인 권한으로 남용되는 사례에 대해 자성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시의회 차원의 공개사과는 물론 해당 시의원의 징계조처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해당 모 의원은 "대부분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 7~8잔씩 마시는데 속이 느끼하고 구토가 날 때도 있다"며 "음식점에서 이 커피자판기에서 커피를 마셔보니 맛도 좋고, 혈당을 내리는 기능까지 한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 업체가 관내 중소기업으로 어려우니 홍보 좀 해 달라고 해서 아는 시청의 과에 단지 홍보만 한 것뿐"이라며 "업체를 직접 방문해 보기도 했으나 전혀 업체와의 개인적인 관계는 없다"고 당시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