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생활체육협의회(이하 생체협)가 체대입시 프로그램을 신설하려 했으나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난 끝에 무기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생체협은 홍보 포스터에 과장 광고문구 등을 삽입했다는 지적 속에 논란이 한층 가중되기도 했다.

생체협은 최근 입시체육 회원모집을 실시하면서, '부천 최고의 교육여건을 갖춘 생활체육협의회에서 체대 입시생을 모집한다'는 문구와 함께 '종합운동장, 부천체육관, 헬스장, 축구장, 인공암장, 샤워장, 개인 락카 지급', '수 능 180점대 4년제 대학 진학 책임지도' 등의 내용으로 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 교육비는 25만원으로 책정하고, 고등학생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집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과정에서 관내 각 고교 부근에 입시체육 회원모집을 알리는 포스터를 붙였으며, 공문을 통해 각 학교에 입시체육 프로그램을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일부 민간 입시체육학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부천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부천실내체육관과 종합운동장 등 부천시민의 시설을 이용하여 체대입시를 하겠다고 생체협 회장 명의로 관내에 고등학교에 공문이 접수되었다고 들었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지은 체육시설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운영하고자 하는지 걱정된다"는 등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공공시설은 비영리단체나 시민들에게 대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설관리공단에서는 어떤 근거로 영리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실내체육관과 종합운동장을 대관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혹시 시설관리공단은 모르는 상태에서 부천시 생활체육 협의회가 각 학교에 공문을 접수하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대다수는 "생체협의 설립 기본 취지가 생활체육을 통한 국민건강과 체력증진에 있는 데 어떻게 입시체육 프로그램을 신설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며 "또 광고문구도 과대, 과장광고로 비쳐질 수 있는 개연성이 적지 않은 등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천시 체육청소년과 정진환 과장은 "생체협의 입시체육 프로그램은 시청이나 시설관리공단과 사전에 협의 없이 진행됐으며, 파악해본 결과 기본 취지와는 다르다는 판단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물론 부천시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없으나 생체협 설립의 취지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생체협 윤원원 사무국장은 "입시체육 회원모집을 담은 포스터를 확인한 결과 옳지 않다고 판단해 무기한 보류 결정을 내렸다"며 "포스터 및 공문은 전체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포스터 제작 시안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제작, 배포된 것으로 체대입시라는 명칭 자체도 옳지 않다고 판단돼 내부적으로 무기한 보류를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생체협측은 지난 25일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상에 "체대입시 프로그램은 학원비 절감과 일부 엘리트 중심으로 학교 교육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정규대학 입학의 기회제공과 미래 생활체육지도자 양성 및 지속적 관리를 통한 취업, 학교 생활체육 보급 등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현재 관내 입시체육학원들이 월35만원을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해 생체협은 월 25만원으로 현직 교수 초빙 등을 통한 질적 향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글을 올려 논란에 꼬리를 물게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생체협이 무기한 보류결정을 내렸다고 하면서 일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다른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엇갈리는 내부 판단을 나타내고 있다"며 "과연 무기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이 사실인지 분명한 한목소리의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