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문화재단(상임이사 박두례)가 2008년 사업예산안 심의를 위해 오늘(4일) 오후 6시 이사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예산(안)에 따르면 전년대비 사업비 33억여원이 증가했으며, 이중 상업적인 대규모 공연을 위해 2억5,000만원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 이사들간에 시비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문화재단의 당초 예산은 99억여원이었으며, 1회 추경을 통해 총 120억여원으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1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지출하고 있는 문화재단에 대한 시민적인 시각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2008년 예산을 132억9,566만원으로 계획하는 등 33억여원이 증가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133억여원은 2008년 본예산으로 계획된 것으로, 추경예산을 제외하면 전년대비 33억여원이 증가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본예산 증가폭은 어디에서 발생한 것일까.

 

이는 문화사업비와 그간 동결 수준이었던 시설비의 증가에서 비롯됐다.

 

대중/상업적 공연, 과연 옳은가

문화공공성 훼손 우려 시각도

 

우선 문화사업비의 경우 전년대비 6-8억여원 증가하는 상황으로, '대규모 공연료'로 2억5,000만원이 신규예산으로 계획됐다. 이는 공연수입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돈 버는 사업'(?)이 공연이라는 점에서 철저한 상업공연을 쫓아 대중가수를 초청하는 대규모 공연으로 기획 중인 것.

 

종합운동장에서 시설관리공단과 공동주최로 '짧지만 굵은' 대형 공연을 개최한다는 게 문화재단의 계획이다.

 

이때문에 이사들간의 논란이 시작되고 있다. 모 이사는 "문화재단이 부천시민의 혈세로 부천시로부터 예산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면서 상업적인 대중공연에 치중한다는 것은 문화공공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 충분하다"며 "타 상업적인 공연기획사와 다를바 없는 대중가수의 대형공연을 굳이 문화재단이 기획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재단측은 "수익이 되는 공연도 한번쯤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됐으며, '순수냐, 상업이냐'를 놓고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있었으나 이같은 대규모 공연을 수차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업예술을 쫓는다는 비난은 과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 내년 신설예산 중에 눈에 띄는 것은 '해외공연사업유치' 예산으로 영국에딘버러 국제프린지페스티벌 전국문예회관연합회 주관 공연-축제사업 참가 공연전시사업 관람 및 참가비 등 총 1,930만원이 계획됐다.

 

이는 해외공연 및 국내공연 시장조사를 위한 예산으로 2009년도 공연시장조사 및 공연물 섭외의 목적을 안고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의 경우 1인당 350만원 경비로 총 4명이 계획됐다는 점에서 담당자만의 공연 참가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도 올해 1회 추경에서 예산이 통과돼 빛을 보게 된 '오페라 제작사업'도 내년 본예산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총 3억8,212만9,000원으로 부천시가 주최하고 부천필/코러스가 참여하며, 문화재단이 기획/주관하는 형태다. 오는 11월 초 계획된 오페라 공연물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그 예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사업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것.

 

한편 시설비도 8억여원이 증가된 수준으로, "그간 긴축재정을 이유로 삭감대상 1순위었던 시설비지만 시설노후로 인해 시설비 증액이 불가피했다"는 게 재단측 입장이다.

 

문화재단의 내년 예산은 우선 이사회 의결을 거쳐 부천시 관련부서와의 협의를 마친 뒤 최종적으로는 의회에서 예산심사하게 된다. 이처럼 여러개의 관문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지만 재단측이 당초 33억여원 증액계획을 세운데 대해서는 시민, 사회적인 곱지않은 시선과 함께 시기에 걸맞지 않는 발상이라는 지적 속에서  '돈 먹는 하마' 시비가 다시금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