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시장이 시승격 34주년 기념사에서 추모공원에 대한 강한 집념(?)을 다시한번 확인시키면서 하남시장의 '주민소환사건'을 예로 들면서 "주민소환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임을 여러분도 알고 계실 것이다. 그런다 한들 추모공원은 반드시 만들어야 하고 어느 누구도 추모공원을 반대할 명분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춘의동 사거리 부근에 마련된 주민소환을 준비하는 사무실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남시장과 같은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추모공원 조성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추모공원 사업은 지하철 7호선과 함께 '현실적인 사안'으로 분류돼 기념사 말미에 강조된 부분으로, "앞으로 추모공원이 없는 도시는 시민이 받는 불이익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시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행정적으로, 법적으로, 환경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추모공원 조성에 관한한 이제 더이상의 반대나 비난하지 말고 협력해 가장 훌륭한 추모공원을 만들어 정례 걱정없는 부천을 만드는데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홍 시장의 기념사는 지난해 시승격 33주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념사의 대부분이, 강조부분은 늘 추모공원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남시장을 예로 들면서 주민소환제에 대한 문제도 언급하는 등 화장장을 둘러싼 민관충돌로 인해 직접적으로 선출직 공무원에게 미칠 영향도 거론한 것.

 

추모공원과 함께 현실적인 사안으로 분류된 지하철 7호선과 관련해서는 부천시 부담 사업비가 3,600억여원이 소요된다는 재정적 문제를 거론, "우리시 재정 형편상 국/도비의 추가적 지원이 없다면 내년내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실정"임을 재차 강조했다.

 

위의 현실적 사안 2가지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떠돌면 민원들이 다 정리됐다'는 게 홍 시장의 생각이자 말이다.

 

그는 기념사 첫 머리에서 "도시를 어지럽히던 민원도 다 정리되고, 전국에서 가장 평온한 도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마사회문제, 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문제, 요양원건립문제, 공영차고지문제 등 민원들이 다 정리되고 이제 추모공원조성 문제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부천시민축구단 창단을 둘러싼 부천시의 협조거절 공문으로 비롯된 축구인들의 집단적인 성토, 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문제를 둘러싼 건교부는 물론 경기도지와의 갈등문제, 장애인재활작업장에 대한 주민감사청구 등 새로운 민원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모든 민원의 정리'는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기념사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