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재활작업장을 '장애인복지법에 준해 운영하라'며 부천시 최초로 주민감사청구에 나선 윤병국 시의원. 그를 만나 주민감사청구 이유와 진행경과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윤병국 의원이 제137회 임시회에 나서 시정질문 일문일답을 벌이는 모습. 사진 왼편은 윤형식 복지국장.

= 장애인재활작업장은 장애인복지법에 장애인직업재활시설로 분류돼 있습니다. 동법 시행령에는 자세한 운영기준이 나와 있기도 하구요. 그런데 우리시는 이 시설이 '장애인복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법에 정한 시설을 지었으면 법에 따라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요?

-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부천시 주장의 근거는 무어라 보십니까?

= 부천시는 '경기도지침'을 근거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경기도 지침이란 법에 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소규모 직업재활시설을 지자체 재량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우리 시가 지은 시설은 법에 정한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습니다.

- 법과는 별도로 지침이 있다면 우리시가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 법에 배치되는 지침이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지침을 인정한다하더라도 법을 따르는 것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법에 의한 시설로 신고하면 분권교부세와 도비로 운영비가 보조됩니다. 연간 운영비만 10억원 가까이 될텐데 그 중 30% 이상이 국·도비로 지원됩니다. 경기도지침에 의한 시설에 지원되는 연간 600만원과는 비교가 안되죠.

- 단지 운영비 보조금 문제인지, 또 다른 문제는 없습니까?

= 운영비 문제보다도 핵심은 '시설의 합리적 운영'에 있습니다. 법규에는 호봉표, 시설장의 자격까지도 정해 놓은 세세한 규정이 있습니다. 법에 의한 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임의로 운영하겠다는 의미입니다.

- 부천시가 그렇게 운영해야하는 이유가 어디있다고 보십니까?

= 부천시는 이 시설을 건립하기도 전에 특정 단체에 위탁을 주겠다고 작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법규에 의하면 이 단체가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시설장의 자격 등을 이 단체 실정에 맞춰서 자유롭게 풀어줘 버린 것이지요. 법규를 따르는 시설도 감사를 해보면 부당한 사례가 나오는데 이건 아예 시설을 줄테니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시의회는 이미 관련 조례를 제정하면서 이 시설이 법에 의한 시설이라고 명백하게 지적해 줬습니다. 그런데도 시는 이를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명백히 시의회를 경시하는 행위임에도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법에 정한 주민감사제도를 이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 감사기관 역시 행정기관인 경기도고 법과 배치되는 지침을 만든 곳도 경기도이기 때문에 감사결과를 낙관하기만은 힘들 것 같은데?

= 실제로 경기도가 미리 사전조사를 다녀갔는데, 위법사실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모 언론이 보도한 것을 봤습니다. 저는 경기도 감사관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감사결과가 의도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는 예산낭비에 대해 주민소송을 제기해서라도 이 문제를 명확히 하고 싶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시의회를 경시하고 적당히 넘어가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려 줄 것입니다.

- 끝으로 감사는 언제 이루어지는 것입니까?

= 이제 감사청구 대표인 자격을 부여 받았을 뿐입니다. 11월 27일까지 주민 2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서 제출해야 감사청구가 되는 것입니다. 서명 과정에서 부천시의 부당한 일처리를 널리 홍보할 계획입니다. 감사청구 이전이라도 부천시가 이 일을 원점으로 되돌려 합법적으로 처리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윤병국 시의원 프로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

부천YMCA 근무

중부노인복지회관(현 오정구노인복지회관) 관장 역임

부천시 자원봉사센터 소장 역임

현 5대 부천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