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전 시장이 시작하고, 조용익 시장이 끝을 맺나

2013년부터 길병원 부지 사전협상제도 도입 물꼬 튼 김만수 전 시장 / 역대급 토건개발 비판 속 총선 도전 실패 결과 안은 金 / 아파트개발 미온적 반응, 개발일변도 비판해 온 조용익 시장 / 길병원 부지 오직 아파트개발 전제한 사전협상 대상지 선정...모순의 운명?

<2신>= 25년간 종합의료시설 부지였으나 현재까지 병원 건립이 안되면서 미개발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는 상동 길병원 부지(상동 58-4)가 부천시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급물살을 탈 수 있게 됐다. 

그만큼 특혜 의혹에 대한 논란도 부천시와 도시계획위원회의 몫이 된 셈이다. 

상동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사업에 대해 아파트세대수를 줄이고, 신한일전기 공장부지에 명품아파트를 건립한다는 토지주의 일방적 계획에 '반대' 쐐기를 박았던 조용익 시장은 아파트 등 개발사업에 대한 행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정체성이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길병원 부지에 대한 사전협상제도 적용(?)은 과거 김만수 전임시장 시절 물꼬를 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하단 <사진>처럼 2013년 11월 김만수 전임시장은 특정 이익단체와의 면담에서 길병원부지에 대한 사전협상제 도입 계획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역대급 토건개발로 비판을 받으면서 정치적 고배를 마신 김만수 전 시장과 이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아파트개발에 부정적이었던 현직 조용익 시장이지만 길병원 부지 사전협상제도 적용은 시작과 끝을 같이 하는 '모순(?)의 운명'에 놓인 셈이 됐다.   

어제(30일) 열린 부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부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대상지 선정 자문(상동지구단위계획, 종합의료시설용지 -상동 588-4-) 결과 대다수 찬성으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시는 "25년간 미개발 나대지로, 지역슬럼화, 우범화, 거주환경의 질적 저하로 인한 민원발생", "의료기관 신설 규제 강화 등으로 대상지에 종합의료시설 유치 실현 가능성 급감"을 이유로 사전협상제도를 통한 협상을 진행하고자 한다는 제안 사유를 밝혔다. 

J업체 측이 제시한 아파트 개발 조감도

무려 2만3,401.4㎡ 대상지는 당초 자연녹지지역이자 종합의료시설로 용도가 지정돼 2001년 싼 값에 매각됐으나 2018년 말 400억여원에 매각되면서 엄청난 시세차익의 이익을 얻었으며, 이제 토지를 매입한 J업체는 사전협상제도로 자연녹지를 일반3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하고, 종합의료시설 용도도 폐지될 경우 29층 아파트 6개동을 건립해 막대한 분양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J업체 측은 공공기여 비율을 총 48%로 계획했으며, 이 경우 공공기여금 추정액은 약 274억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천시 도시계획과가 부천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 위원들에게 개별 보고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최의열 위원장은 "부서에서는 사전협상제도를 통한 협상 시 공공기여금을 500억 정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서가 공언(?)한 '500억원 이상'는 실상 J업체 측 건축사에서도 도시계획위원회 설명과정에서 제시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부천시 도시계획과는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공공기여를 높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미 자연녹지를 일반3종으로 급상향 하면서 발생하는 지가 상승, 시세 반영을 염두에 둔다면 J업체를 대변하는 건축사의 500억원이라는 공공기여금은 협상 전 최소 확보액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천시의 협상 투지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부천매일>은 부천시 담당부서를 통해 J업체 측의 입장을 듣고자 노력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은 없는 상태다.

도시계획위 사전협상 '단 한번도 막힌 적 없었다'

<1신>= 부천시가 오늘(30일) 오후 2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길병원 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사전협상안'이 상정된다.

2001년 싼값에 취득해 병원 설립을 기대했으나 17년을 방치한 채 2018년 400억여원에 매각되면서 사실상 '알박기 논란'이 일었으며, 이제 다시 29층 6개동 530여 세대 아파트 개발을 위한 시동을 걸면서 '사전협상제도를 이용한 특혜'라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부천시의 오래지 않은 사전협상제도 역사상 이미 4개의 사전협상안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부천시 사전협상안은 '원샷'으로 처리됐다는 곱지않은 시선 속에서 최대 특혜 의혹이 우려되는 길병원 부지에 대한 도시계획위원회의 오늘 심의 결과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천매일>은 지난 10월 7일자 기사(길병원 부지에 아파트 530여 세대 건립 시동...특혜 논란, 하단 기사 참조)를 통해 J모 업체가 사전협상제도를 통한 29층 아파트 6개동 건립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자연녹지를 일반3종으로 전환시켜 달라', '도시계획시설상 종합의료시설 용도를 폐지해 달라'는 요구로 용적율 280% 조건에 48% 기여금을 제시하면서 '재정 위기' 부천시에 알사탕을 제시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2001년 병원 설립을 목적으로 싼 값에 토지를 취득했던 길병원 재단은 무려 17년간 방치했으며, 2018년경 400억여원에 토지를 매각하면서 알박기 논란이 일었다. 

이후 토지를 매입한 J 업체는 5년여만에 29층 6개동 건립을 위한 사전협상안을 제시하면서 2차 특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천시에 따르면 오늘(30일) 오후 2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안건은 총 3건이며, 이중 길병원 부지에 대한 사전협상안이 포함돼 있다.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은 총 25명이며 위원장은 부시장이다. 절반 이상이 참석해 과반수 이상이 찬성할 경우 길병원 부지에 대한 사전협상안은 통과돼 제안서 제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전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천시 관계자는 "오늘 심의위원회에 제안서가 전부 공개되는 것은 아니며, 대략적인 제안 내용만 전달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협상 검토신청서가 8월 6일 부천시에 전달됐고, 지침상 45일 검토기간을 거쳐 오늘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계획심의 결과 사전협상안이 부결된 적이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모두 조건부 협상으로 결론 났다. 한번도 부결된 바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결국 그간 부천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사전협상에 문제를 제기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것으로, 과거 모든 사전협상안(총 4건)은 '원샷'의 결과물만이 존재했다. 

이런 가운데 부천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 위원들은 최근 길병원 부지 사전협상안에 대한 부천시의 사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을 상대로 개별적인 보고였으나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렸다는 후문이다. 

최의열 위원장은 "대략의 보고를 받았다. 병원이 들어서지 못한 이유가 기존 병원의 반대가 심했던 것으로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는 점에서 개발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라며 "부천시 부서는 사전협상을 통해 300억여원대 기여금을 500억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혀 어려운 와중에 단비 같은 예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긍정적 의견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천시가 받을 수 있다는 500억 이상의 기여금은 언제 받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최의열 위원장은 "받은 시점은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았다"라며 행정사무감사를 통한 질문 계획을 피력했다. 

결국 부천시 관련부서는 사전협상안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상정되기도 전에 의회 사전보고를 통해 공공기여금 액수까지 특정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돕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건 의원은 "땅투기 같다. 주민 불편이 많아 개발해야 되는 건 맞지만 상식선에서 봤을 때 묵혀 놓고 지가를 상승했으며, 이젠 29층 6개동 아파트를 개발한다는 것은 당초 병원 설립을 위한 공공성은 찾아볼 수 없는 개발"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김건 의원은 530여 세대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바로 인접한 상미초등학교의 경우 장기간 공사 소음은 물론 개발 후 조망권, 학습권의 피해가 자명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인근이 모두 5층을 넘지 않는 아파트나 단독주택 지역으로 29층 6개동 개발 후 교통 및 일조권, 조망권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20년 이상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드러난 길병원 부지 아파트 개발 계획에 예견되는 많은 문제까지 들여다 보는 넒은 시야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과정에 녹아날지 의문이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10-30 10: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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