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녹지로 상처 받은 부천' 넉넉히 보듬을 이끼 탄소정원

탄소흡수원 이어 원미구청 30년 젊게 한 '이(끼)로운 탄소정원 축제 / 김기표 국회의원-김병전 의장, 이선구 도의원 등 촘촘한 참여와 관심 / 연이은 일정 불구 '짬 낸' 조용익 시장, 민관협업 탄소정원에 박수 / 원 전 시장의 '쌈지공원' 이을 조 시장의 '탄소흡수원'

전국 최하 녹지율로 상처 입은 부천이 1㎡ 당 소나무 10그루 식재효과를 발휘하는 이끼를 통해 '미래 녹지율 최고 부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상동 호수공원, 중앙공원, 원미1동 행정복지센터, 해그늘 식물원 등에 이끼를 활용한 '탄소흡수원'을 조성한 부천시가 이번에는 경기도 공모사업으로 민관 협업의 '이(끼)로운 탄소중립 마을정원'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부천의 산증인 건물인 원미구청(舊 부천시청) 내 볼품없던 휴식공간(1,125㎡ 등)을 이끼를 활용한 탄소중립 마을정원으로 탈바꿈한 것으로, 우종선 원미구청장은 "50년 이상의 노후된 건물인 원미구청이 30년 젊어진 듯 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오후 2시부터 개최된 '이(끼)로운 탄소중립 마을정원 축제'는 원미사랑탄소중립실천단(단장 조삼익, 부단장 신미자, 사무국장 최지후)이 주관해 200여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행사에는 김기표(더불어민주당, 부천을) 국회의원, 김병전 부천시의회 의장, 이선구 경기도의원, 곽내경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박순희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의회 대표의원 등이 참석해 축하는 물론 직접 이끼를 심으며 탄소흡수원 조성에 힘을 보탰다.

'이(끼)로운 탄소중립 마을정원'은 원미사랑탄소중립실천단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미래 공간이다. 당초 주민봉사단체였던 '원미사랑봉사단'이 '원미사랑탄소중립실천단'으로 탈바꿈하면서 지역 봉사에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를 위한 지역주민의 적극적 활동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맨 좌측이 최지후 사무국장, 엄마정원사와 꼬마정원사, 마을정원사의 모습

최지후 사무국장은 "본격적인 탄소중립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끼연구소 등에서 교육과 워크숍을 이어갔고, 1㎡ 당 소나무 30그루 식재효과를 갖는 탄소꽃이끼를 알게 되면서 이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라며 "2024년도 경기도 마을정원 만들기 시민주도형 공모사업에 응모해 선정되면서 2억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당시 녹지과 김병수 팀장(현 공원관리과)이 교두보 역할을 해 주셨다"고 시작점을 설명했다.

사진 좌측부터 이수만 팀장, 김정완 공원사업단장, 최지후 사무국장, 조용익 시장, 신미자 부단장, 조삼익 단장, 김병수 팀장, 이명호 녹지과장

그는 "이끼로운 탄소중립 마을정원은 녹지가 부족한 부천시에 적합한 일로, 단조로운 화단이 미래 환경을 생각하는 지역주민이 힘을 보탠다면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도심 속 녹지공원 사업"이라며 "다양한 재탄생 수종식재와 재활용 조형물 등을 통해 자원순환의 장(場)까지 겸하면서 탄소중립 마을정원이 탄생했다"고 덧붙였다.

최지후 사무국장이 원장으로 활동하는 어린이집 원생이 '꼬마정원사'로, 학부모들이 '엄마정원사'로, 지역 주민이 '마을 정원사,' '청소년 정원사' 등으로 참여하는 등 무려 54명이 정원사 양성교육을 이수하면서 계획부터 조성, 향후 관리까지 총괄하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이 과정에는 원미사랑탄소중립실천단 부단장이자 상동호수공원을 비롯한 탄소흡수원 탄생의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미자 지엔그린 대표의 역할이 컸다. 때문에 '의리의 참석'에 나선 김기표 의원은 신 대표와 실천단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으며, 조용익 시장은 빠듯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늦었지만 행사장에 들러 신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중립 마을정원 곳곳을 눈에 담는 모습을 보였다.

조삼익 단장은 인사말에서 "단순히 바라보고 거니는 정원이 아닌 주민 스스로 직접 참여해 완성한 탄소정원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는 원대하고 크다"라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로 용기를 내 시작했지만 녹록하지 않은 일들로 때론 후회하거나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다"고 3개월여 긴 여정을 되짚기도 했다.

시민주도형으로 공모에 선정돼 2억원의 경기도 예산을 따냈으나 입찰을 통해 업체가 선정돼 설계부터 시공까지 과정 속에서 적잖은 갈등(?)이 존재했다는 후문이 소환되는 듯한 조삼익 단장의 회고였다.

조 단장은 "영국 첼시플라워쇼나 프랑스의 드몽 가든쇼도 처음은 마을정원 축제로 시작했다"며 "부천시와 원미산 담은 이로운 탄소정원은 부천의 드몽 가든쇼로 기록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내빈으로 참석한 김병전 의장은 "원미구청을 보면서 열악한 주차장 문제로 화단을 없애고 주차장을 짓자는 주문과 고민도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게 참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탄소정원을 만들어 주신 실천단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박수를 보냈다.

김기표 국회의원은 낮잠 시간을 양보하고 탄소중립 마을정원 축제에 참석해 준 꼬마정원사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노벨상의 주역 한강 작가가 아이를 낳을 결심을 한 배경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환경을 다음, 그 다음 세대로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게 우리의 실천의 이유이자 목표였을 것"이라며 "모성애라는 꽃말을 가진 이끼가 상처 받은 지구를 넉넉히 보듬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미마을정원사들과 내빈들은 직접 이끼 화단 조성에 손을 보탰으며, 뒤늦게 참석한 조용익 시장 등은 이끼 활착을 위한 모래를 뿌리기도 했다.

특히, 조용익 시장은 신미자 부단장과 함께 테마별 정원을 둘러보면서 깊은 관심을 보였고, 이 과정에 이선구 도의원과 경기도청 이정수 정원산업과장이 함께 하면서 부천의 탄소중립 마을정원 축제가 원미구청에 이어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선구 도의원과 이정수 경기도청 과장을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이끼로운 탄소중립 마을정원을 뿌듯해 했다.

이선구 경기도의원은 이끼 등 다양한 탄소흡수원 발굴 및 활용을 통한 탄소중립 실천을 강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직접 관련 토론회를 주재하기도 했으며, 이번 주민 공모사업 선정 과정에도 큰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한편, 원미구청 이(끼)로운 탄소중립 마을정원은 총 1,250㎡여 규모에 이끼 등이 식재되면서 소나무 2,400그루를 심은 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결국 녹지율 최하위 부천시는 과거 원혜영 전 시장 시절 '쌈지공원' 도전에 이어 조용익 시장 임기 중 '이끼를 활용한 탄소흡수원'을 늘려가면서 '탄소중립 부천', '미래 녹지율 최대 증가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주민공모사업의 교두보 역할을 한 공원관리과 김병수 팀장이 이끼 활착을 위해 모래를 뿌리고 있다.

염종현 경기도의원은 당일 행사에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으나 사전 탄소중립 마을정원을 찾아 조삼익 단장 등과 대화를 나누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내빈으로 참석한 정치인 등은 꼬마정원사로 참석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연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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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10-29 12: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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