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삭감 허리띠 졸라매는 데 시장 등 25명 2박3일 벤치마킹

오늘(15일)부터 봉화군~대구 등 2박3일 일정 정책 벤치마킹 오른 조용익 시장 / 내년 예산 20% 이상 삭감 지침, '일률 논란'에 구두상 40% 삭감설까지 / 정책 벤치마킹이라지만 '시기적 아이러니' 공직 불만 팽배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부천시가 전 부서에 전년대비 20% 이상(예산법무과 TF 대외비 자료 중) 큰 폭의 예산 삭감 지침을 하달, 공직 내 논란이 팽배한 가운데 조용익 시장 등 공직자 25명이 2박3일 일정으로 정책 벤치마킹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산법무과는 '모든 재량지출 사업비에 대해 20% 이상 절감 추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공무원노조 및 현업부서에서는 '구두상 40% 삭감 요구가 있었다'고 증언하면서 삭감률에 대한 진실 및 온도차가 크다.   

예산 삭감을 위해 일선 공직은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신규사업은 엄두도 못내는 가운데 시장 이하 일부 부서는 신규 정책사업 발굴을 위한 벤치마킹 길에 오르면서 생긴 '모순에 대한 비토'가 큰 상황이다.  

더욱이 벤치마킹은 정책기획과에서 주도했으나 실제 예산은 행정지원과 인재육성팀 예산(1,400여만원)을 사용하면서 사실상 공무원들에게 주어져야 할 혜택이 시장이 주도하는 정책 벤치마킹에 쏠리는 게 아니냐는 빈축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기획과에 따르면 조용익 시장과 체육진흥과, 문화산업과, 시설공사과, 도시재생과, 관광정책팀장, 도시개발팀장, 자연생태팀장 등 총 25명이 벤치마킹에 동행했으며, 지역별 벤치마킹 대상은 ▲봉화- 정자문화생활관, 약용버섯종균센터 ▲청송- 주왕산 유네스코제계지질공원, 유고문화 및 백자체험전시관 ▲대구- 김광석 다시걷는 길, 간송미술관, 대구FC 경기장(DGB대구은행파크) 등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예산은 1,400여만원으로 당초 본예산에는 정책 벤치마킹 예산은 없으며, 인재육성팀 예산을 활용해 집행한다"라며 "벤치마킹은 7월 말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공무원노조(지부장 정운성)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각 부서에 전년 대비 큰 폭의 예산 삭감 지침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지난주부터 설문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성 지부장은 "공문으로 지침이 하달된 것은 아니지만 편성 협의과정에서 예산을 최대 40% 삭감하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률적인 결정인지, 일몰을 독려하기 위한 취지인지가 불분명하다"라며 "일률적인 예산 삭감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시민 눈높이를 고려해 일몰이 필요한 사업에 대한 판단이 우선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로 일몰이 필요한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익명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이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의문이다. 

정책기획과 관계자는 "예산편성을 위해 각 부서에서 예산 삭감을 위해 애쓰고 있고, 그에 대한 불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새롭게 시민들을 위해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는 일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정책 벤치마킹은 그대로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올 초 의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 예산안 설명을 하고 있는 조용익 시장.

부천시 공직자들 '소통의 장'인 열린소리마당에는 지난 9월 대규모 예산 삭감 지침 하달 후 그 어느때보다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중 '예산 조정 후폭풍'이라는 제목의 글은 예산 삭감 후 상황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예산 삭감 후 업무 추진이 제대로 안될 경우 후폭풍은 누가 책임지냐'는 공허한 쓴소리다. 이 댓글에는 '말단이 욕받이와 몸으로...'라는 글이 씁쓸함을 자아냈다. 

한편, 부천시 예산법무과는 '2025년도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추진계획 알림'이라는 제목의 지침을 공문으로 각 부서에 내려보낸 바 있다. 이 내용에는 삭감 %에 대한 명시가 돼 있지 않지만 내년도 예산편성 관련 TF회의 자료(대외비)에는 '모든 재량지출 사업비에 대해 20% 이상 절감 추진'을 못박고 있다. 

더욱이 부문별 삭감 %를 제시하는 가이드 라인에서는 최소 5~최대 100%까지 삭감율을 적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노조는 물론 현행 부서에서는 "공문으로 40% 삭감 지침을 명시한 바는 없지만 구두상 편성 협의 과정에서 40% 삭감을 요구한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부천시 예산부서는 20%를 주장하고 있지만 공직 현장에서는 '최대 40% 삭감을 요구받고 있다'는 제보와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천매일>은 열린소리마당 내 익명의 공직자 글을 바탕으로 '대규모 예산 일률(?) 삭감....부천 공직의 전, 란'이라는 후속기사를 준비 중입니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10-15 1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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