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벼슬이 아니다" 지방자치 양 수레바퀴 모두 끈 최초 의장

2024.10.1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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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벼슬이 아니다" 지방자치 양 수레바퀴 모두 끈 최초 의장

제9대 부천시의회 후반기 김병전 의장 인터뷰 / 지방자치 역사 산증인...40년 '공직 수레바퀴' 이어 재선 의원이자 의장으로 '의회 수레바퀴' 이끄는 장본인

지난 7월 1일 부천시의회 제9대 후반기 의회를 이끌어 갈 의장으로 선출된 김병전(더불어민주당) 의장은 '소통으로 하나되는 의회, 시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목표로 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깊었던 만큼 이후 새 살을 채워넣기 위한 김병전 의장의 책임의 몫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재선(8, 9대) 시의원이지만 40여년 공직생활동안 행정지원국장, 의회사무국장, 원미구청장 등을 두루 지낸 그가 지방자치 양 수레바퀴 중 하나인 의회에서 보여줄 역량과 능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1. 의장 취임 후 두 달이 지났는데 소감은.

제9대 부천시의회 후반기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저를 선택해 주시고 지지해 주신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려야 한다는 책임감도 무한히 느끼며 의장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임기 동안 민생현장에서 소통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여 부천시의 발전과 부천시민의 복리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 도시교통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갈등을 드러내며 후반기 원 구성이 지연됐는데, 이 과정의 심경은.

정치라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후반기 원 구성이 지연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여야 동료 의원 간 대화와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이번 도시교통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갈등을 원만히 풀지 못해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입니다.

의장으로서 주어진 책무와 결단의 무게가 무겁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원 구성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겠지만 앞으로는 이런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원만한 협의 과정을 통해 시민을 위해 일하는 의회, 생산적인 의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3. 후반기 의회 운영 뱡향에 대한 소견은.

의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부천시를 발전시키고 부천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민생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고 소통하며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부천시가 지속가능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주거, 교육, 일자리, 복지 등 분야별 주요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집행부와 협력하면서 견제와 감시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끝까지 경청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의회 운영으로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4. 여야 대립 분위기가 계속될 분위기 속에서 의장으로서의 자세는.

시의회의 모든 의원들은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시민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고,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이 다르고 갈등과 반목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갈등과 반목을 해결하기 위해 의장인 저부터 마음을 열고 여야 동료 의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여 대안과 합의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모든 시의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공정하게 조율하여 의회가 오직 시민의 행복과 부천의 재도약을 위해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5. 최근 각종 건설현장 사고와 호텔 화재 등으로 부천이 불명예스럽게 주목받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의장으로서의 메시지는.

먼저 최근 건설현장 사고와 호텔 화재로 고인이 되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부상을 입은 분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가 온전히 치유되길 바랍니다.

시와 함께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시의회 또한 시민 여러분 앞에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더이상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축물 관리 및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 공직자와 의장 중 어떤 위치가 더 든가. 그 힘든 이유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공직자와 의장 모두 시민을 위해 일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각의 위치에서 주어진 권한과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위치가 더 힘들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공무원으로서는 법과 규정에 따라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접근과 신속한 대응에 제약이 있지만, 규정 내에서 유연성을 발휘하여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불편사항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았습니다.

의장으로서는 여야 간 갈등을 조정하고 시의회 전체의 합의된 의견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모든 시의원의 의견을 경청하며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7. 구청장을 지낸 최초 의장으로서 부천시의 미래에 대한 견해는

부천은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도시의 경쟁력도 높아진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과 함께한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였으며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하면서 부천의 성장을 직접 경험하고 그 과정에 함께 있었습니다.

현재의 부천은 문화와 경제가 조화롭게 발전한 도시로 성장했지만 좁은 도시 면적과 도시 노후화, 인구 감소, 산업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도시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천시가 지속 가능한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와 문화를 함께 발전시키면서 교통, 교육, 주거, 일자리 등 시민 삶에 가장 직접으로 영향을 주는 분야에 재원과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우수기업을 다수 유치하여 부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또한 1기 신도시 정비 사업과 원도심 주거환경 정비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여 시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고 과학고 설립으로 교육 경쟁력을 갖추고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특히, 기존의 1호선과 7호선에 더해 서해선, 대장-홍대선 및 다수의 GTX 노선 확충을 통해 부천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하여 광역 교통망을 기반으로 도시 구석구석을 발전시켜 미래도시 부천을 설계하고 완성해 가야 합니다.

8. 다음 정치적 행보에 대한 훗말이 벌써부터 무성한데, 2026년 지방선거의 행보는.

부천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잘 마무리하고 부천시민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의 원로로 남아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 계획입니다.

9. 정치소신과 철학은?

정치는 벼슬이 아닙니다. 의원 개인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의 더 나은 삶과 지역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실천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곧 이것이 생활정치를 추구하는 저의 정치소신이자 철학입니다.

10. 김병전이라는 인간에게 아버지란?

저에게 아버지란 다른 말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헌신과 사랑입니다. 아버지는 늘 묵묵히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때로는 엄격한 모습으로, 때로는 따뜻한 보호자로서 우리 곁에 계셨습니다. 그 모습 속에는 한없이 깊은 사랑과 배려가 담겨 있음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깨닫게 됩니다. 제게 소망이 있다면 저희 곁에 늘 건강하신 모습으로 계셨으면 합니다.

김병전 의장의 부친인 김재원(92세)옹은 정치가 흔들릴 때마다 아들에게 '병전이 보아라'로 시작하는 장문의 소신을 전하고 계신다. 공직자로 생활할 당시 "공무원은 돈을 돌 같이 봐야 한다"는 아버지 말씀이 곧 법(法)이었고, 지금 시의원 생활을 하면서는 "정치는 잔꾀를 부리지 않는 봉사"라는 말씀이 법이 됐다고 한다.

늘 정세에 밝고 판단력을 갖고 계신 아버지의 조언이 40년 공직자 김병전에 이어 제9대 후반기 의장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부천매일>은 인터뷰에 철칙을 갖고 있다. 서면으로 갈음핮 않는 살아있는 인터뷰, 직격 인터뷰가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병전 의장의 인터뷰는 기존 철칙이 절반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의회 안팎의 사건사고로 일부는 서면 갈음했으나 약 30여분간 공직자에 이어 시의원 신분으로 부천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한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제가 공직에 있을 당시 산업화로 인구가 엄청나게 증가하는 부천의 상황을 생생히 목도했다. 중동, 상동 신도시 개발로 기반시설이 늘어났지만 현재 이들 신도시는 30년이 넘는 노후화로 원도심이 되면서 재건축, 재개발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혈을 기울여 정체된 도시에서 활력의 도시로 변화시키는 게 저희의 역할이자 책무가 됐다. 7호선과 서해선 대장-홍대선, GTX 등 경기도에서는 가장 사통팔달의 도시라는 강점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를 활용해 젊고 활력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부천의 미래가 밝다고 보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여건은 된다. 약점은 토지 면적이 적어 새로운 공간확보가 어렵다는 것인데 약점과 장점이 병존하는 입장에서 정치인들이 도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정연구원은 그런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 원혜영 시장 시절 시정연구단이라는 이름으로 공무원으로 구성한 조직의 성과도 있었지만 당시는 예측 가능한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예측 불가능한 시대다. 전문가 자문이 필요하다. 예산 문제만 얘기할 게 아니라 어려울 수록 투자해여 한다."

부천 발전과 정체, 퇴보 상황을 직접 겪고 목도하면서 안타까웠던 기억을 물었다.

"공무원 출신이지만 결단의 문제가 쉽지 않다. 과거 삼성전자 발상지가 부천이었음에도 용인에게 빼앗기는 과정이 그러하다. 그린벨트를 푸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 개발을 못하도록 했던 당시가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

"1982년 관선시대에 시흥의 대야동 등의 편입이 요구됐다. 경기도 차원에서 조정안을 낸 것이다. 그 당시에는 주민 동의없이도 편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편입이 되지 못했고, 현재 부천의 오랜 약점인 면적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던 절호의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당시 그린벨트 관리는 공무원들의 무덤이었다. 공직 사회의 반대로 편입이 이뤄지지 않은 역사가 있었다"

이날 인터뷰 도중 의회운영위원회가 파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박혜숙(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입장에서는 '부적절하다' 지적됐고,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파행됐다.

이렇듯 갑작스러운 의회 안팎의 사건사고는 터지고 있고 의장은 그때마다 협의와 중재의 역할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인터뷰 후 벌어진 시정연구원 조례안 표결과정에서도 국민의힘 의원 3명의 반대토론 이후 갑자기 요구된 진보당 이종문 의원의 찬성토론 신청을 받아들였을 때에도 김병전 의장을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사진행 비판의 발언'과 퇴장에도 김 의장은 정회 후 '형평성을 고려한 찬성토론 수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의 발언을 공식화 하면서 무리없이 표결을 진행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9-13 10: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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