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 '독무대 바뀐' 시정연구원 조례안...원안가결

2024.10.14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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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 '독무대 바뀐' 시정연구원 조례안...원안가결

재문위, 안건심사 과정에 국힘 장성철, 구점자 의원만 참여 / 민주당 박순희 의원 필두로 하루 전날 본회의 공격 되갚듯 찬성 발언

부천시 시정연구원 설립 및 운영조례안이 상임위원회인 재정문화위원회에서 원안가결됐다. 14개월만에 재상정된 시정연구원 조례는 3전 4기의의 결과를 얻기까지 마지막 본회의만 남겨놓고 있다.

어제(2일) 본회의장은 국민의힘의 독무대로 시정연구원 반대의견이 집중포화됐다면 오늘(3일) 재정문화위원회라는 상임위원회로 변경된 장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원이 찬성의견을 가세하면서 독무대를 만들었다.

국민의힘은 구점자 의원만이 참석해 소신의 의견을 전달했을 뿐 윤병권 의원을 비롯해 장성철, 정창곤 의원은 마치 '보이콧' 하듯 자리를 내내 이석했다. 장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조례안 설명을 위해 이석하기 전 짧은 질의를 보였다.

장 의원은 "여당이 찬성 상황"이라며 사실상 이번 회기에서 시정연구원 조례안 통과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부결된 걸 다시 상정한 책임은 집행부 몫"이라고 책임소지를 못박으면서 "최소한 5월 이후 공청회, 토론회는 했어야 했다. 세심하지 못했다. 전략적, 체계적인 명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책기획과장은 "조례를 추진하면서 의원님들에게 최소 두번 이상 설명을 들였고, 설립 전 공청회도 중요하겠으나 통과 후 실제 효율적 운영을 위한 의견수렴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점자 의원은 하루 전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다수가 시정연구원에 대한 날선 질의를 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소통이 안되면 고통이 따른다"는 말로 반대의견에 대해서도 소통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5명 의원은 모두 순차적인 질의에서 사실상 집행부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첫 테잎을 끊은 박순희 의원은 과장의 견해를 먼저 물었다. 이는 집행부가 조례안 3번 도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면서 시정연구원에 대한 진심, 의지를 확인하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정책기획과장은 "부천시는 재정 어려움, 원도심 노후화 등의 현실적 문제와 가장 중요한 인구감소의 문제를 안고 있다. 청년층 경제활동 인구는 지속적 감소, 노인인구는 증가하면서 부천시는 이런 변화에 다각적 검토, 대안 제시, 정책에 조언할 기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실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토대로 미래 부천을 설계할 싱크탱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 "도시간 경쟁이 심화돼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게 공무원 조직만으로는 어렵다 판단된다"라며 "재정 어려움을 말씀하시는데 18억 정도 첫 예산이 소요되는 시정연구원은 재정 규모가 경기도내 6위의 부천시에는 0.07%에 불과해 이 정도는 감당하고, 투자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재정 효율을 검토하고 재정운용 방향을 연구하면서 선제적 대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과장의 답변이 끝나자 박 의원은 "어려울 때 일수록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로 이해했다. 부천시가 어렵다 해서 18억 예산을 허투로 쓰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조차 투자하지 않는다면 계속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찬성의견의 포문을 열었다.

박순희 의원은 "시정연구원이 시장 공약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다. 인수위원회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부천의 미래 기반을 위함 염원을 담아 적극 제안했고, 시장은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찾자라면 되는 이유도 100가지, 안되는 이유도 100가지다. 그렇다면 저라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의회가 추진 동력을 달아주고 싶다"고 찬성의 쐐기를 박았다.

이어 김선화, 손준기 의원도 찬성의견을 속기록에 남겼으며, 윤단비 의원은 질의에서 궁금증 해소와 야당의 반대목소리에 대한 경청의 필요성을 던져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다.

타당성 용역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고, 과장은 "타당성 용역을 할 경우 6개월 이상 시간 소요, 5천만원 이상 예산이 소요된다"라며 "타 지자체 시정연구원 타당성검토용역을 모두 숙지하고, 관련 교수의 자문을 구하면서 타당성용역을 대신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의원은 "설득의 논리와 과정의 아쉬움이 있다. 그만큼 시정연구원 역할과 역량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주문의 질의를 마쳤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장해영 위원장은 핵심의, 허를 찌르는 주문을 보였다.

"시정연구원의 성패는 집행부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본다. 그만큼 제도적 장치를 잘 마련해 달라. 특정 시장을 위한 연구원이 아니라 부천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조직으로 만들어 달라".

3전 4기 시정연구원 조례안은 상임위원회 1차 허들을 넘어 마지막 본회의 표결만을 앞두고 있다.

첫번째나 두번째 도전 당시에도 본회의에서 단 1표 차이로 통과되지 못했던 과거를 끝까지 상기하지 않으면 안될 조용익 시장과 시 집행부의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9-03 12: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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