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노인병원 '연명이냐, 체질개선이냐'

2024.10.14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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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노인병원 '연명이냐, 체질개선이냐'

윤단비 의원, '만성 적자' 이유 계약 포기 내몰린 시립노인병원 '부천시 공공의료 위험 신호탄' / 특정 재단 위탁시 적자 보전 + 노사관계 등 예견된 적자 방관...부천시 보건소 총체적 난국?!

초선의 윤단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위수탁 포기 사건을 조명하면서 '부천시 보건소의 총체적 난국' 정곡을 찌른 시정질문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욱이 2016년 위수탁을 시작한 혜원의료재단(세종병원)은 2019년 위탁 3년만에 4억 적자 보조를 요구하는 등 적자가 지속되면서 작금의 위수탁 포기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윤 의원의 지적이다.

윤 의원은 오늘(2일) 제27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시정질문에 나서 "최근 의료공백 장기화 상황에서 부천시는 든든하게도 부천시립 노인전문병원이 공공노인병원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얼마 전 혜원의료재단이 만성 적자를 이유로 계약 포기를 선언했고, 부천시는 부랴부랴 새로운 운영 기관을 찾기 위해 이번 회기에 부천시 노인전문병원의 재위탁 동의안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또 "사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2023년 한해에만 10억의 적자가 발생했는데 작년 행정사무감사에서 '만성적자 문제 원인이 뭐냐?'라고 물었고 '병상을 가득 채우지 못해서'라는 답변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왜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사실상 부천시 보건소 조직의 총체적 난국을 꼬집었다.

요양병원의 수탁포기 문제는 비단 부천시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 군, 구 지방자치단체에서 설립한 76개의 공공요양병원 중 다수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윤 의원의 분석이며, "우리시도 이제 공공노인병원의 위험성을 알리는 그 시작점에 서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사실상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에 대한 현재 분석과 미래 변혁이 필요함을 알렸다.

윤 의원은 "시립노인병원의 구조는 기이하다. 병상에 환자가 가득 차도 경영이 어려운 구조다. 손익 구조 자체에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큰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라며 "이 문제는 한 병원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부천시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방관해 온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 노인전문병원의 만성적자와 수탁자의 계약 포기는 부천시 차원의 의료 서비스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고 뼈아픈 분석을 내놓았다.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위수탁 포기 사태를 예로 부천시 보건소의 총체적 난국을 꼬집는 대목은 ▲적자 구조의 근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지 않았던 점 ▲병원의 운영 구조 변화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점 ▲운영 및 재정 구조에 대한 재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았던 점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와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던 점 등을 지목했다.

윤단비 의원은 "부천시 보건소가 최선을 다해 수탁 포기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고, 지속가능한 공공병원의 역할을 도왔는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부천시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변화 없이 단순한 재위탁이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답이 될 수 없어 병상수 조절, 인력배치, 전문재활진료, 요양, 돌봄 서비스의 연계. 시의 합리적인 위탁비용 편성이 절실하게 중요한 때"라고 사실상 현 상태로서의 '연명'이 아닌 현실적 문제를 이겨내기 위한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근본적 원인 분석 및 운영평가, 공공의료 책임과 지역사회연계 시스템 구조, 재위탁시 적자개선 운영구조의 변화 방안을 고려해서 재위탁을 진행하길 바란다"라며 "병상 수만 채워 실적을 늘리고 근근이 유지하는 것이 아닌, 환자를 가정으로 복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재활 중심의 노인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혜인의료재단은 지난 2016년 부천시노인전문병원 및 노인복지시설 수탁법인으로 새롭게 선정됐다.

과거 대인의료재단(다니엘병원)이 위수탁한 시기에는 흑자 경영이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최초 위수탁 선정과정에서도 '턱걸이 선정' 논란에 이어 위탁 3년만에 4억 적자 보전을 요구하면서 운영방식에 논란이 가중됐다.

복수 의원들은 "과거 위수탁법인을 취소하고 새롭게 법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간신히 커트라인을 넘어 혜인의료재단이 선정됐다"라며 "그 당시 다른 지역 병원 설립과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병원 건립을 위한 PF 방안으로 부천시시립노인전문병원을 위수탁한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사기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세종병원은 2016년 부천시립노인병원 위탁운영자 선정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부천시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에 기여하고자 위탁공모를 지원했다"면서 "병원 수익 전액을 공공성 강화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재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로부터 8년 뒤인 현재 위수탁 포기를 선언했으며, 윤 의원의 시정질문을 통해 지속적인 적자 속 지난해에만 적자규모는 10억여원으로 증가했음이 확인되고 있다.

적자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 변화 속에서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내 노사관계도 한 몫을 거들고 있어 새로운 위탁법인 선정에 나선다고 해도 과연 뛰어들 곳이 있을지 의문이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9-02 13: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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