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네시장 일몰...18년간 우발적 이익 '특혜와 먹튀?'

기재부장관, 여월늘해랑아파트 LH 신축 매입임대 부천 방문 '세레머니?' / 1988년 올림픽부터 시작된 베르네시장, 여월택지개발 중 싼값에 시장부지 이전 / 12년간 묵혔다 사전협상으로 '시장' 족쇄 풀고 아파트 개발, LH 매입가는 무려 580억여원

[기자수첩] 여월동 299번지에 위치한 여월늘해랑 아파트가 사용승인 1년만에 LH가 매입하면서 임대, 전세형 아파트로 탈바꿈 되면서 오늘(20일) 기획재정부장관이 부천을 방문해 이를 축하하는 '세레머니(?)'를 예고하고 있다.

'평균 21평 118세대를 임대, 전세 전환하면서 주거안정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결과물이지만 이 과정에는 적어도 수십년간 흑역사가 존재하며, 일부 우발적 이익을 취한 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특혜와 먹튀 의혹을 부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시발점은 무려 1988년 올림픽 이전으로 가야 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부천역 일대 노점상 정비 차원에서 여월동에 베르네시장을 형성했고, 당시 상인들은 시 소유 토지에 저렴한 임대비용으로 장기간 점유했으나 주변 철거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이후 여월택지개발이 시작되면서 개발구역도 아닌 베르네시장 철거 요구 민원은 더욱 거셌고, 2006년 여월시장이라는 이름으로 149명 상인들에게 여월동 299번지 일대는 저렴하게 분양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LH는 여월 홈플러스 입점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경쟁력이 없는 여월시장의 개시는 영원히 요원한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부천시의회에서는 과거 윤병국, 박홍식 의원 등이 '불법 고물상과 주차장이 판치는 여월시장 부지' 관리감독 부실 문제를 비롯해 특혜 시비 등을 제기한 바 있기도 하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결국 2006년 저렴하게 분양된 여월시장은 단 한번도 시장으로 존재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12년 뒤인 2018년 8월 시장 상인들이 건축조합을 구성해 도시계획변경을 요구하고 나서게 된다.

용도는 준주거지만 도시계획시설상 '시장'인 해당 부지의 족쇄를 풀어달라는 것으로, 당시에는 지하 2층, 지상 13층 110세대 규모 아파트 건축을 내걸었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2018년 9월 27일 부천시는 '부천시 베르네 풍물시장 철거...역사 속으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사실상 빛의 속도로 사전협상을 진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진 이주 후 10월 1일부터 철거 돌입"이라는 내용으로 볼때 사전협상 주민제안은 1개월을 조금 넘겨 마침표를 찍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으로, "시장 용도 폐지 후 아파트 건축은 사실상 짜여진 각본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낳게 했다.  

당시 부천시와 현재 부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협상제도에 따라 주민제안으로 적법하게 처리했다"며 "용도 변경, 시장 용도 폐지시 우발적 이익에 대해서는 공공기여를 통해 부천시 이익으로 가져온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의 '특혜시비', '먹튀 흑역사' 등 비판에 대해서도 부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베르네시장 해당 토지의 역사적 변화를 볼때 "1988년부터 최근 국민임대아파트 매입이 완료된 2024년까지 총 36년간 부천시 행정은 특정 상인들에게 끌려 다닌 게 아니냐, 결국 우발적 이익이 아닌 계획된 이익으로 보여진다"는 비판이 그 합리적 의심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이라는 것이 시장경제 원리 속에서 당초 취지와 달리 현실은 동떨어진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라며 "1단계가 여월택지개발로 홈플러스가 들어오고 그 뒷편에 여월시장 부지가 형성되면서 경쟁력의 문제, 주변 일대 근생시설 등의 변화가 존재했다. 이후 10년간 방치되면서 사전협상제도로 주민제안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토지비용으로 여월시장 부지를 매각하면서도 시장 개설에 대한 단서조항을 넣지 않은 LH와 부천시 모두 '우발적 이익'을 도운 조력자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드는 지점이다.  

한편, 부천시 관계자는 "당초 시장 상인들은 사전협상 후 토지를 매각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구체적인 매각비용, 최종 토지 매각이 몇 단계를 거쳐 아파트 개발이 이뤄졌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우발적 이익의 수준을 가늠할 수 없다는 입장의 의견을 내비쳤다.

LH는 전세, 임대형 아파트 매입공고를 지난 2020년 12월에 진행했고, 해당 여월늘해랑아파트와는 2021년 3월 매입약정을 체결했으며, 2023년 7월 준공 후 올 1월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자 모집공고는 올 6월 진행했고, 입주는 9월 예정돼 있다.

기재부는 오늘(20일) 부천 방문 행사에 부천시 조용익 시장은 물론 해당 지역 국회의원인 서영석 의원도 초청 및 배석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영석(더불어민주당, 부천갑) 국회의원은 해당 아파트 임대형 전환 관련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속 보도자료 보도 참조>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8-20 0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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