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만 열도(熱道)냐...'심각한 하자, 합리적 의심'

특정업체 발주 구간 중앙분리대 집중 자연파손 / 법원~꿈동산 후문 구간, 복구 끝나자 바로 인접 구간 전도 / 원미구청, 조달청 공문 발송 시작으로 특정업체 추가 발주구간 선제적 찾기 나서 / 구청 폐지~광역동 시절, 관외 특정업체 쏠림현상 집중 여부 확인 필요

원미구청이 자연파손된 중앙분리대를 긴급 복구한 뒤 바로 옆 구간 중앙분리대가 같은 현상으로 파손되면서 '특정업체 제품에 대한 심각한 하자'에 합리적 의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원미구 관내인 고려호텔 인근에도 같은 현상으로 중앙분리대가 파손됐으며 이 역시 같은 특정업체 발주구간이라는 점에서 해당 업체가 발주한 여타 구간에 대한 추가 확인이 긴급하다.

문제가 된 해당 구간 중앙분리대 공사는 지난 2016년, 구청 폐지 등 행정체계 전환 초기였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행정체제 전환 후 관외 업체인 특정업체에 대한 중앙분리대 공사 발주 쏠림현상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어 감사부서의 추가적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윗쪽이 구청이 복구한 중앙분리대 구간, 사진 가운데부터 하단까지 추가로 전도된 구간이다.

지난 6일 원미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월말 상동 꿈동산아파트 후문 파손된 중앙분리대를 긴급하게 복구하는 공사를 실시했으며, 이는 구청 예산(350만원)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로부터 몇일 뒤 인근(인천지법 부천지원 후문 방향) 중앙분리대가 추가적으로 파손돼 도로 위에 널부러져 있었고, 원미구청은 긴급하게 철거했으나 아직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 구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고려호텔 인근 도로에서도 같은 파손 현상이 일어났고, 공교롭게도 발주업체는 동일한 업체(대구 소재 이도산업)로 확인되면서 '합리적 의심'은 출발했다.

원미구청 건설안전과 관계자는 "문제 구간들은 지난 2016년 조달청을 통해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우수조달업체로 등록돼 있었다"라며 "물리적 충돌없이 자연파손됐다는 점을 경찰 측으로부터 확인한 뒤 조달청에 공문을 보내 해당 업체 물품에 대한 품질문제를 질의했으나 '품질에 문제는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중앙분리대의 경우 국토부가 품질기준을 마련하고, 조달청이 제품 등록을 맡는다"라며 "그러나 설치 후 품질검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처럼 폭염경보가 계속되는 도로상황이 품질기준에 반영되는지, 조달청이 이에 입각해 제품 등록을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달청은 '하자보수기간을 1년으로 본다'는 입장이지만 정확한 내구연한에 대해서는 아직 답신이 없는 상태다. 일부 지자체는 '내구연한을 5년으로 본다'고 알려졌으나 정확한 내구연한에 대한 조달청 메뉴얼조차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매년 열섬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도로 위 안전을 위한 지장물인 중앙분리대는 자칫 안전을 위협하는 대형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폴리우레탄 재질의 지지대는 철조물과 연계돼 약 50m 정도를 잇는 구간을 이루고 있으나 최근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에 지지대 밑둥이 파손되면서 전체 구간 중앙분리대가 도로 위에 누워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독립형 중앙분리대로 전환되는 분위기지만 부천은 광역동 전환 후 8년만에 구청 복원, 일반동 전환을 이루면서 제대로 된 중앙분리대 자료가 일목요연하지 않은 상태다.  

원미구청 우종선 청장은 "중앙분리대 자연파손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원미구 관내 중앙분리대에 대한 점검이 요구돼 특정업체가 맡은 구간에 대한 추가 확인부터 진행 중"이라며 "건설안전과장을 중심으로 전도위험이 있는 곳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수일 건설안전과장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당장의 조치는 불가능하지만 선제적으로 안전문제가 우려되는 구간에 대해서는 철거조치 등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앞서 문제가 된 특정업체 뿐만 아니라 타 업체 제품도 조사가 필요해 단계별로 진행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선제적, 추가적 조사는 쉽지 않다. 부천시 행정의 흑역사로 꼽히는 구청 폐지, 광역동 시기에 진행된 공사라는 점에서 당시 시기 자료 수집과 확인이 또다른 장벽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전도된 구간에 대한 복구 비용도 구청 예산으로 집행하고 있어 추가 문제구간 발생 시 얼마나 많은 예산이 투입될지도 미지수다. 더욱이 특정업체의 우수조달구매 제품의 문제, 하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나 권한도 묘연하다는 점에서 원미구청은 광역동 시절 출발시킨 문제를 8년이 지난 현재 발생한 민원을 감수하면서 답답함에 폭염 속에도 냉가슴을 앓고 있다.

올 1월 구청이 복원되면서 광역동은 폐지됐으며 일반동으로 전환된 현재 비단 원미구청 관할에서만 문제가 발생했고, 발생할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부천시 본청 교통건설국장은 원미구청의 선제적인 조사 노력에 지금이라도 발 벗고 나서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감사부서는 2016년 특정업체의 우수조달 발주공사의 쏠림현상 여부를 확인해 지리적으로 상당한 거리의 관외 업체의 부천 입성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8-07 09: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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