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제 콘퍼런스 티켓 매진이 입증한 'BIFAN 자생력'

2024 부천영화제 '미워도 다시한번'- ② / 'AI와 영상 콘텐츠 제작의 미래' 주제 콘퍼런스, 유료 불구 '매진' / 방송사도 주목하는 AI, 판타스틱 장르영화제 이어 AI 영화 선점 도전 '이미 성공적' / '거대자본 잠식 영화계 획일화' 쓴소리...비주류의 외침이 주류가 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에 대한 기자의 시선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초기 꼭지점을 찍었던 애정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행정의 기조가 깨지면서 증오로 변했고, 그 이후 오랫동안 영화제에 대한 시선은 '건초'와도 같았다.

그런 기자는 올해 영화제를 앞두고 '미워도 다시한번'이라는 다소 고리타분한 감정짜기를 시도한다. 일각에서 영화제를 놓고 제기되는 폐지론 및 격년제론, 다른 행사와의 합병(?) 주장도 일견 타당함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28년차 영화제는 고유성이 훼손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변화일 수 있다.

시선의 변화 때문인지 2024년 영화제의 긍정적 다변화가 눈에 들어오면서 크고 작은 영화제의 발전적 도전을 '미워도 다시한번' 시리즈로 담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앞두고 'AI 선택'은 이미 성공적임이 입증되고 있다. 판타스틱영화라는 장르영화제라는 강점에 이어 전세계 그 어떤 영화제보다 'AI'를 선점한 것은 향후 부천영화제의 옹골찬 자생력을 갖추는 싹을 벌써 틔웠다는 평가다.

'유료'라는 강수를 둔  BIFAN+ AI 국제 콘퍼런스 티켓은 벌써 매진이 됐고, 급기야 방송사에서 부천영화제가 AI를 선택한 선구적 역할에 주목해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역적 확장 가능성이 없는 부천에서 '첨단'이라는 선도적 도전이자 상업영화계는 물론 영화제까지 거대 자본에 잠식 당하고 있는 부당한 현실에 대한 침통한 외침으로 선택한 'BIFAN+ AI'는 이미 성공이 입증된 셈이다. 대한민국 국제영화제 최초 AI 영화 국제경쟁부문을 신설함은 물론 전국 영화계에 'AI'라는 비주류가 주류가 될 수 있음을, 머지 않은 미래 영화계의 다변화 시장을 부천영화제가 연 것이다.

‘큐리어스 레퓨지’, ‘칸 넥스트’ 등 AI 영상 선구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BIFAN+ AI 국제 콘퍼런스 티켓은 오픈하자마자 매진을 기록하면서 부천영화제에는 쏠쏠한 수입은 물론 향후 자생을 위한 자본력을 입증시켰다.  

BIFAN+ AI 국제 콘퍼런스는 'AI와 영상 콘텐츠 제작의 미래'를 주제로 7월 5일부터 7일까지 부천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3일간 개최된다. 'BIFAN+ AI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AI 영상 제작에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AI 영상 제작 쇼케이스, 케이스 스터디, 패널 토론 등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선도적인 AI 영상 제작 방식을 소개해 미래 콘텐츠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BIFAN+ AI 국제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자는 카이스트 최초 미술계 전임교수이자 초대 카이스트 미술관장을 역임한 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진준 교수, 칸영화제의 '칸 넥스트' 책임자 스텐 크리스티앙 살루비어, 그리고 미디어 전시 '포에틱 AI'를 선보인 유명 AI & 뉴미디어 아티스트 페르디 알리치가 각각 맡는다.

BIFAN+ AI 국제 콘퍼런스에는 영화/영상 분야에 AI 기술 활용을 선도하는 온라인 플랫폼 '큐리어스 레퓨지'의 대표 감독 데이브 클락이 강연자로서 참석한다. 데이브 클락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AI 콘퍼런스 연사이자 할리우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AI 영상 제작의 선두 주자로서 생성형 AI와 함께하는 영화 제작의 미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며, 'BIFAN+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에서도 멘토링과 강의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올해 BIFAN 공식 아이디 필름을 제작한 권한슬 감독은 국내 영상업계 AI 도입 증대의 필요성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다. 또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겸 융합예술센터 A&T랩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승무 교수는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Diamond Dust> 제작을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적인 몰입형 콘텐츠 배급사 PHI 센터의 뉴미디어 파트너십 및 홍보 책임자 미리암 아샤, 제네바 국제 영화제 및 디지털 마켓 총감독 아나이스 에머리는 이머시브 미디어와 페스티벌의 미래에 관한 패널 토론에 참여한다. AI 음성 파트너 기업 Respeecher의 윤리 및 파트너십 책임자 안나 블라흐, AI가 영상산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며, 사업 개발 매니저 마가리타 그루비나는 영화/TV 및 기타 분야에서의 AI 음성 복제 기술에 관해 다룰 예정이다.

총 24개 세션, 28명의 연사와 함께 진행될 BIFAN+ AI 국제 콘퍼런스는 전 세계 영화계가 주목할만한 질적, 양적 규모를 자랑하면서 부천영화제 시작 전부터 상영영화는 물론 AI 영화산업이라는 이슈가 적중함 셈이 됐다.

한편, 신철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BIFAN+ AI' 공식사업을 알리면서 첨단영상산업의 허브로서 부천시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바 있다.

콘퍼런스와 함께 48시간 동안 제한된 공간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BIFAN+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을 개최한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격변하는 영화 제작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기술의 이점과 잠재력을 탐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BIFAN+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은 2박3일 48시간 동안 AI 툴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해커톤(hackathon: 팀을 이뤄 마라톤 하듯 제한된 시간 내에 결과물을 완성하는 대회) 형식의 워크숍이다. 참가자에게는 AI 유료 툴 패키지와 2박3일 숙박 및 식사를 제공하며, BIFAN 게스트 배지를 지원한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거대 제작 자본에 접근이 어려운 창작자들이 AI를 활용해 최소 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BIFAN+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에서는 세계적인 멘토의 멘토링과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선택에 대해 신철 위원장은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재능을 발굴, 육성해 세계와 만나게 하는 것"이라며 28회 부천영화제의 식지 않은 도전의식의 반증임을 밝혔다.

더불어 "현재 세계 영화계는 재능의 잔치가 아니고 자본의 잔치가 되어 왔습니다. 언제나 더 큰 자본이 더 좋은 영화를, 더 주목받는 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거대자본의 독점은 거대 플랫폼을 통해 심화 되었으며 대자본에 의한 획일적 창작 시스템으로 단기간에 고도성장한 한국 영화,영상 제작생태계는 현재 심각한 양극화를 겪으며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라며 영화산업은 물론 영화제도 동일한 국면에 진입한 '영화계의 신자본주의'의 폐해를 안타까워 했다.

때문에 부천영화제는 '생성형 AI의 출현과 그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재능들이 최소한의 경비로 자신의 재능만으로 세계와 만날 수 있는 혁신적, 혁명적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장을 여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창작자들에게 제작자본으로부터의 자유를".

이 말이 온전한 자본으로의 독립, 올곧은 윤리성을 바탕으로 부천영화제라는 토대에서 십분 현실화 되길 기대해 본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7-03 11: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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