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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여 공직자 영혼 지키기' 나선 조용익 시장의 소신

손준기 의원, 공무원 휴대전화번호 기재된 앱 사용권한 요청 / 조용익 시장,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 위해 '불가능' 답변 고수 / 공무원노조, "주민만 있고 직원은 없다는 반증...사용권한 부여 저지한다" / 보충질의 중 '부천 공직 폄훼, 일반화의 오류' 논란

[기자수첩] '우리 공무원들은 종종 죽음을 생각한다'

이는 최근 평택시장의 기고문 제목이다. 다소 충격적이고 자극적일 수 있는 표현이지만 이는 공직이 악성민원 앞에서 겪는 현실의 냉철한 표현이다.

이른바 '좌표찍기'라는 정신적 린치의 시작은 담당자 이름, 부서, 사무실 전화번호, 개인휴대전화번호까지 공유되면서 업무를 할 수 없는 정도로 전화가 폭주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어떻게 담당 공무원을 괴롭힐 수 있는지 매뉴얼까지 등장한다'고 말한 평택시장은 '공무원들의 영혼까지 갉아 먹는다'고 그 심각성을 표현했다.

혹자들은 '공무원은 출근할 때 영혼을 빼놓고 출근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이미 김포시 공무원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좌표찍기'는 악성민원 앞에서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공무원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그들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주민과 다르지 않은 직원이자 또다른 이름의 주민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천시의회 본회장에서는 다소 심각한 주의, 주장이 나와 그 후폭풍이 적지 않다.

손준기(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극행정 소통 위해 부천시 모바일 행정전화 앱 사용 권한 요청'에 나섰다.

앱은 공무원의 소속, 직위, 직급, 담당업무, 행정전화번호, 개인휴대전화번로까지 기재돼 있다. 이는 부천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만든 스마트폰 앱으로, '공무원 개인 휴대전화번호 보호를 통한 사생활 보호 솔루션으로 개인 직통전화를 공무원 안심번호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손 의원은 이를 부천시의원들에게도 공유해 달라는 요청으로 "지역과 주민, 부천시를 위해 일한다는 공동의 목표 갖고 있는 만큼 원활한 소통을 위해 마음 열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 현장에서 급박한 민원이나, 사고의 발생 등 담당 공무원과 신속한 연락이 필요하거나 긴밀한 정책 논의에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부천시 모바일 행정전화 앱을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시정질문의 취지를 밝혔으나 답변자로 나선 조용익 시장은 '불가' 답변을 보였다.

조용익 시장은 "개인정보 보호법도 강화되는 추세이고, 개인의 사생활과 업무를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공무원의 민원에 대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행정전화가 있는 것"이라며 "공직자의 개인휴대전화를 공개하는 것이 소통의 여부가 귀결되는 것은 아니며, 업무시간을 벗어난 시간에도 개인번호가 노출이 되면 업무의 연장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단호한 불가 답변에 나섰다.

조 시장은 <부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공직자들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 시장인 저도 개인전화로 전화를 하지 않는다"라며 "간부공무원들과도 의견을 공유해 답변서를 작성했으며, 손 의원과의 대화에서는 '문제가 있다면 시장인 제게 개인전화로 직접 전화하시라'는 말씀까지 드렸다"고 밝혔다.

한편, 손준기 의원은 "담당 공무원에게 사무실 전화로 전화하면, 십중팔구 다른 공무원이 전화를 당겨 받은 후 다시 담당자를 연결해 주거나, 부재 중이라 회신을 주기로 해놓고 짧으면 몇 시간이고 심지어 하루나 이틀을 넘겨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라고 속기록에 남겨 부천시 공직의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서는 조 시장도 '일반화의 오류'임을 명확하게 지적했으며, 다수 시의원들은 "마치 자신이 겪은 몇몇의 일로 대다수 공직자들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부천시공무원노조(지부장 정운성)는 오늘(26일) 입장문을 통해 '앱 사용권한 부여를 저지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노조는 "시민의 대표로 일을 하는 의원으로서 원활한 소통을 통해 지역과 주민을 위한 업무에 효율성을 위한다는 취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휴대전화번호가 시의원에게 공유된다면 휴가 등 개인 사생활 기간 중에도 담당 직원은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라며 "원활한 소통을 위한다는 명목에는 주민만 있고 직원은 없다는 반증이다"고 반박했다.

또 "최근 김포시 공무원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좌표찍기도 정당한 사유없이 개인정보가 공유되어지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제3자에게 소속, 직위, 이름, 연락처 등의 신상이 공개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모바일 행정전화' 앱의 근본적 취지는 존중되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공무원노조는 "행복한 일터에서 근무할 권리가 있는 직원들을 대표하여 손준기 의원이 시정질의 요구한 모바일 행정전화 사용권한 부여는 불가함을 강력히 주장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부천시의회의 성숙한 의정활동을 기대한다"고 점잖은 입장을 밝혔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3-26 10: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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