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부재에 낙하산 관행 문화재단, '역사 퇴보' 우려

부천문화재단 경영본부장 등 공개모집 공고에만 200만원 지출 / 2010년부터 2인자 경영본부장, 퇴직 공직자 낙하산 인사 지속...명퇴 K 전 과장行 기정사실? / 문화도시 부천 불구 23년차 문화재단 전문성 및 역사성 저하 '반드시 존재하는 이유'

부천시 출연기관인 (재)부천문화재단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문화예술 진흥과 공공기관 경영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임원을 공개 모집하면서 2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공고에 나섰다.

공모 임원은 상임이사(경영본부장)과 부천시박물관장 각각 1명으로 부천문화재단이 200만원을 들여 신문 1곳에 공개모집, 공고 및 접수를 거치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전형절차(서류 및 면접/PT심사)→ 임원후보자 2배수 이상 선정, 추천→ 임명권자인 조용익 이사장이 임원후보자 1인 결정 및 이사회 승인 요청→ 재단 이사회는 임원후보자 결정사항을 의결→ 부천문화재단의 최종합격자 발표→ 임원명권인 이사장은 임원 임명을 완료하게 된다.

이처럼 7차례 절차를 거쳐야 하도록 돼 있는 공모지만 상임이사(경영본부장)의 경우 사실상 공모 과정은 '무용지물'이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10년 10월부터 시행된 경영본부장 체제 이후 실제 임명된 경영본부장은 금영수, 정희남, 김광연, 정해분, 현 박경식 경영본부장 등 퇴직 공무원 일색이다. 과장급으로 명퇴한 인사가 대부분이지만 국장급 퇴직자도 부천문화재단 경영본부장에 안착하기도 하면서 대표 부재 시 대행을 맡을 경영본부장은 사실상 문화전문가가 아닌 '퇴직 공직자의 자리보전용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박경식 경영본부장 후임으로 지난 1월 정기인사 발표에서 명예퇴직을 선택한 K 전 과장이 승계(?)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면서 벌써 14년째 퇴직공무원이 부천문화재단이라는 '문화도시 부천의 싱크탱크 조직의 2인자'를 지속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영본부장이라는 점에서 '경영기획, 시설관리 등 경영관리 분야와 사업관리 및 조직운영 등 행정지원 분야, 임원으로서 재단 주요업무 전반 사항을 포괄적으로 수행한다'는 게 주요직무이며, '공무원 5급 이상 경력자 중 채용예정직무분야 근무경력이 3년 이상인 자'라는 자격요건 중 하나가 퇴직공무원 적임의 명분을 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대표 부재시 대표직 대행의 2인자가 문화예술본부장이 아닌 경영본부장이라는 점에서 손경년 전 대표 퇴임 후 발생한 대표직의 긴 부재와 긴 공백을 깨고 임명된 김정환 전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않고 어느날 사표를 던진 뒤 현재까지 4달간 공석 중인 상황에서는 퇴직공직자의 낙하산 인사를 언제까지 부천문화예술계가 허용해야 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01년 10월 1일 국내 최초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으로 야심차게 출범하면서 '문화도시 부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온 부천문화재단은 과거 상임이사 체제에서 대표 체제로 격상됐지만 손경년 전 대표 당시 어렵게 마련한 3본부 체제가 2본부 체제로 줄어들기도 했다. 

출자출연기관은 부천문화재단은 고유 설립목적으로 갖고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문성은 곧 인사 및 인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 부재 시 대행을 맡을 경영본부장의 퇴직공직자 낙하산 인사가 계속될 경우 '공무원 조직의 인사적체 중 단 1명의 퇴로를 만들어 줄 수는 있어도 23년차 부천문화재단의 전문성 역사는 퇴보를 걷게 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4-01-11 08: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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