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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 심사' 논란 키운 특정 정당의 '손바닥 뒤집기'

271회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안, 국힘 주도로 '노동자 NO 근로자 YES' 수정의결→ 272회 국힘 의원 '노동자'로만 변경한 조례안 상정 '훗말 무성'→ 오늘 심사에서 '말 바꾸기' 국힘의원 발언 '도마'→ 영혼 없는 의견인가, 아집의 심사인가

[GOSSIP 2023 행감 ④]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는 영화의 대사이다. 부천시의회판은 "의견이 어떻게 변하니?"로 아주 극히 드물게 위원회 심사 결과가 얼마지나지 않아 손바닥을 뒤집는 웃지 못할,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제272회 정례회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연출됐고, 회기 시작 전부터 특정 의원발의 조례안을 놓고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연상케 하는 이율배반적 심사결과가 충분히 예측됐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아니라 '너희 당은 안되고 우리 당은 된다'로 오해받기 충분한 버전이라는 점에서 과연 부천시의회가 정당에 치우치기 보다 80만 부천시민만을 바라보는 시민의 대의기구인가를 되돌아 볼 계기를 던져줬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논란의 조례안은 '부천시 산업재해 예방 및 근로안전보건 지원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다. 이는 곽내경(국민의힘) 의원이 무려 23인의 동참을 얻어 대표발의한 것이지만 지난 9월 제271회 회기 중 장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정했다가 수정가결된 조례안의 후속 버전이기도 하다. 

문제는 '용어' 하나다. '노동자', '노동'으로 표기된 장해영 의원의 조례안에 국민의힘 의원 거의 대부분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근로자' 및 '근로'로 수정하게 한 것으로, 사실상 1시간20여분간 장시간 정회 중 토론 속에 울며 겨자먹기처럼 '근로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과정이 존재한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그대로 찾아 '복기'하면, 장성철 의원은 "근로자 용어의 문제인데 근로자는 노동자로 꼭 변경해야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라며 가장 먼저 용어의 태클을 걸었다. 

더욱이 그는 "제가 알기로는 오히려 근로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다른 측에서 봤을 때는 회사가 노동을 제공하는 분들께 책임을 지고 어떤 역할을 한다는 의미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어떻게 다른 의미로 해석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상위법에서 정해놓은 용어에 대해서는 부천시만 이렇게 변경해서 움직인다는 것은 약간 본래의 취지는 장해영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있지만 다수의 보통 사람이 봤을 때 해석하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재고를 해봐야 된다고 생각하고요."라며 '근로자'로 용어 변경 주장의 포문을 열었다. 

구점자 의원도 "상위법에 의해서 제 느낌은 근로자 그러면 느낌이 편안하고 그런데 노동자 이러는 건 약간 강한 듯한 느낌이 드는데 우리 장성철 위원님도 그래서 말씀을 한 것 아닌가. 느낌에 근로자 그러면 편안한 느낌으로, 그런데 노동자 그러면 강한 느낌인데 내 생각이 틀린가. 저는 나름 느낌을 얘기했습니다"라며 극히 주관적인 의견으로 '노동자'에 대한 거부감(?)을 피력했다. 

박혜숙 의원도 "노동안전지킴이 그게 상위법에서도 명칭이 노동안전지킴이인가요? 산업안전지킴이가 아니고?"라며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으로 표현을 했는데 노동하고 변 차이가 없어요. 굳이 상위법에 있는 근로라는 명칭을 노동으로 바꿔서 해야 되는지 저는 그 부분에서 근로자도 어디까지만 있는게 아니라 모든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을 모두 다 근로자라고 찾아보면 있는데 굳이 노동으로 바꿔야 될 이유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라며 '근로자' 용어 변경에 한 목소리를 냈다. 

속기록에는 국민의힘 3명(장성철, 구점자, 박혜숙) 의원의 '근로자' 옹호 발언이 존재했으나 1시간 20여분간 정회 중 사실상 용어 논쟁은 첨예하게 평행선을 달렸다는 후문이다. 

결국 정회가 길어지면서 대표발의한 장해영 의원의 입장을 비공식적인 루트로 물었고, 조례 내용의 신속한 적용이라는 '대의제'를 생각해 '근로자'라는 용어 변경을 수긍한 결과물이 '수정가결'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직전 회기 중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동자', '노동'이 아닌 '근로자', '근로'라는 용어를 고수하면서 장시간 논쟁과 파행이 존재했다. 

그러던 그들은 불과 두달여만에 달라졌다. 

곽내경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지난 회기 위원회에서 근로로 변경하면서 많은 토론이 있었던 걸로 안다. 근로와 노동의 격차를 바꾸게 된 것으로, 장성철 의원의 발언과 주장 등 그 부분은 본인들의 생각과 격차를 최소화하면서 함께 논의해 격차를 좁히는 노력을 했고 국민의힘 의원 4분이 흔쾌히 동참해 줬다"라고 입을 뗐다. 

자신이 대표발의 했으나 불과 두달전 다른 정당 동료의원이 대표발의한 최초 조례안이 국힘 의원들의 손으로 취지를 무색하게 할 '용어 변경'의 흑역사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과 격차 해소', '흔쾌한 동참'이라는 말로 사실상 특정 정당 의원들이 보인 두달전 아집과도 같은 긴 논쟁과 파행은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셈이다. 

곽 의원은 덧붙여 "노동자 측이 (근로자로 변경한 용어로)불필요한 오해가 길어질 듯해 반복적 조례 개정으로 불편함에는 유감이지만 입법 취지를 헤아려 가결을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실제 그의 조례안은 전부개정조례안이지만 개정의 골자는 단 하나 '근로'를 '노동'으로 변경하는 것 외에는 없다. 

전문위원 검토보고에서는 "근로를 노동으로 변경해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며, 상위법과 연관성은 물론 전국 121대 지자체가 모두 '노동'으로 표기하고 '근로'로 표기한 곳이 부천이 유일하다. 상위법에도 근로를 노동으로 정비하고 있다"며 두달전 검토보고와 같은 내용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결국 두달전과 현재 달라진 것은 '대표발의 의원'과 이를 심사하는 재정문화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견'이다. 

김주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제정된 조례는 국민의힘이 주도해 노동을 근로로 변경했다. 해당 조례가 시행되기도 전에 전부개정조례안을 상정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두달만이 달라진 국힘 의견 지형변화의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곽 의원은 "9월 통과된 조례에 변경안을 발의한 첫째는 장해영 의원의 생각을 가장 존중했고, 부천노총 의장도 개정요구 의견을 주셔서 장 의원의 의사를 물어 상정한 것"이라며 "이번 회기에 변경안을 바로 상정하려 했던 것은 아니지만 노동계에서 국힘 의원들에게 공격적인 언어들이 있어서 어차피 할 거면 시일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근로가 아닌 노동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여러 측면에서 아이러니한 상황의 연출 가능성을 낳았다. 

곽 의원은 "구점자 의원님은 어감의 문제를 말씀하신거고, 장성철 의원은 사용자 입장에서 근로, 안전 더욱 생각하면서 한 발언으로 근로나 노동을 분리한 생각은 아니었다"며 두달전 그들의 발언을 제3자인 본인이 대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민주당 의원발의 조례에 대해서는 '근로자가 맞다' 주장한 국힘당 의원들은 두달만에 자당 의원발의 조례에 대해서는 '노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옹호하면서 '누워서 침뱉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려 1시간 20여분간 정회로 해당 조례안에 대한 분쟁은 타 상임위원회까지 소식이 전달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과연 재선 의원이자 우수의원 평가를 놓쳐본 적 없는 곽내경 의원이 당시 선배 의원으로서 즉석의 역할은 할 수 없었던 것인지 의문이다. 

회기 전 정당 별로 의총을 열고 회기 중 논란의 소지가 있는 안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긍정의 과정과 역할'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과연 재문위 국힘의원 전체의 '노동자' 용어 반대 기류는 감지되고 논의되지 못한 것인지도 의구심이 든다.  

두달 전 속기록에는 없던 최옥순(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심사과정에서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의원들간 단어 분쟁에 집행부 입장은 왜 밝히지 않았냐"며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를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부서과장은 "정회 중 의원님들간 협의해 논의했던 상황으로 집행부는 이석을 요구하셔서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으나 최 의원은 재차 "집행부에서 용인해서 (근로자로)변경한 것 아니냐"며 집행부를 몰아붙였다. 

보다 못한 김주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회한 뒤 집행부는 이석한 상황에서 의원들간 논쟁에 끼어들 수도 없었는데 무슨 소리냐"라며 위원장에게 잘못된 의원의 질의는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임은분 위원장은 더이상 질의가 없자 마무리 발언에 나서면서 두달의 흑역사를 되짚었다. 

"두달전 조례도 노동으로 했어야 맞지요? 1시간 20여분간 정회하면서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장성철 의원 등 국힘의원들이 '근로자'로 주장해 노동과 근로가 반반 의견이 갈렸다. 필요한 조례라는 점에서 근로로 조정해 갔고, 이번 회기에 '노동자'로 변경하는 조례가 바로 올라왔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영화 제목이 생각한다. 근로로밖에 갈 수 없도록 장시간 정회했던 의원들을 생각하면 바로 변경해 상정한 상황이 그렇다". 

"두달만에 바로 개정안이 올라왔는데 이게 앞서 곽내경 의원이 말한 것처럼 노동계 반발 때문에 (노동자로 변경하는 조례안에)흔쾌히 동의해 주신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과연 두달전 '근로자'를 고집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곽내경 의원의 제안설명처럼 '생각과 격차를 좁히면서 흔쾌한 동의'를 한 것인지 제3의 작용에 의한 것인지 심히 궁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모순'으로 비춰질 수 있는 오늘 조례안 심사 과정에는 정작 두달전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노동자' 표기 반대 의견을 제기했던 장성철(국민의힘) 의원은 참여하지 않았다. 본인 발의 조례안 심사를 위한 이석이었으나 이 시기가 참 절묘했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3-12-04 11: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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