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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 아님에도 '권력 의장' 비난까지...실종된 팩트

'시정연구원 구하기' 나선 박찬희 의원, 의사일정변경동의안 제출 / 합법적 요구에 의안 처리 의무 피할 수 없는 최성운 의장 / 표결로 통과된 의장일정변경안...안효식 부의장 '권력 의장' 비토에 최 의장 '점잖은 협치자세' 보여

절차적 문제없이 본회의에서 상정된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정상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는 부천시의회 의장에게 '직권상정'이라는 팩트에서 벗어난 비판과 함께 '권력 의장'이라는 비난까지 보태졌다.


엄격한 사실관계에서 벗어난 비판을 넘어선 비난에도 불구하고 최성운 제9대 전반기 부천시의회 의장은 "역대 의장 중 협치와 중립적 입장에서 의회를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협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직접 발언대에 나서 자신을 비토한 안효식(국민의힘) 부의장을 향해 점잖고 정중한 본인의 입장을 피력했다.


또 "국회처럼 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 의장 직무기간 중 당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규칙변경을 제안한 안효식 부의장의 주장에도 "저도 국회처럼 당직을 잠시 내려놓았으면 한다"는 의향을 전달하면서 정치적 중립 의무에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음을 재차 역설하기도 했다.


의사질정변경동의안을 대표발의한 주인공은 박찬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부천시정연구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본회의에 부치지 않기로 의결한 것과 관련, 본 의원은 부천시 도시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기적으로 금회 본회의에 안건상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의사일정 변경을 요구하게 됐다"고 제안설명에 나섰다.


이는 곧 의장 직권상정이 아닌 박찬희 의원의 대표발의로 조용익 시장의 핵심 공약인 시정연구원 설립을 위한 전초전, 조례안을 본회의에 의결해 달라는 요구인 것이다. 요건을 갖춰 본회의에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이 접수된 이상 의장은 이를 묵살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으며, 정상적으로 의회 회의규칙에 입각해 의결처리해야 할 의무만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잠시 정회가 있었고, 이 과정에 의원들에게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이 전달됐다.


곧 이어 박찬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은 표결에 부쳐졌고, 그 결과 재석의원 25명(불출석 의원: 이학환) 중 찬성 13명, 반대 10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14명 중 양정숙 의원은 기권을 선택했을 뿐이었으며, 국힘당에서는 이학환 의원의 불출석으로 반대는 11명으로 정리됐다. 양당에서 각 1명씩 기권 혹은 불출석하면서 100% 단합은 채우지 못한 셈이 됐다.


의결 종료와 동시에 안효식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섰고, 부의장임에도 직접 나서 의장을 향한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1991년 자방자치제가 부활되고 처음으로 부천에서 의장과 다수당의 횡포 자행되고 있다"며 "의장이 정상적 사고를 가졌다면 무더기 직권상정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가"라고 비토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팩트는 의장 직권상정은 단 1건(부천시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수산물 관리 조례안) 뿐임에도 불구하고 의장이 야당의 뭇매를 맞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안 부의장은 "시정연구원을 재문위에서 보류, 부결되는 등 사실상 폐기된 안건"이라고 단정지으면서 "민주당 의원을 구실삼아 기다렸다는 듯 상정한 것으로 스스로 상임위 무력화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종요 사안에 대해서는 의장이 전체 의총을 열었여야 한다. 공청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며, 이미 사퇴 등으로 마침표를 찍은 성희롱 사건 등을 재차 끄집어내면서 "임기 몇개월 안남은 의장이 비난받지 않길 바란다. 직권상정을 이어간다면 국민의힘은 더이상 협조를 하지 않겠다"는 다소 수위를 벗어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의사일정변경동의안 제안설명에 나선 박찬희 의원은 시정연구원 설립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2020년 4월 지방연구원법 개정으로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지방연구원 설립이 가능해 졌고, 부천시를 포함한 10개 지자체가 도시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방연구원 설립을 추진 중이며, 경기도내 성남시와 화성시가 지난 7월 지방연구원을 개원했으며, 인근 시흥시 등 5개 지자체가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등의 주변 지자체의 동향이 그 첫번째다.


박 의원은 "시정연구원 설립 기시기가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조례 제정 이후에도 법인 설립 허가를 시작으로 인력채용 등 개원 시기까지 최소 10개월 이상이 필요해 최적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번 회기에서 조례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부천'을 위한 정책개발역량 강화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박찬희 의원이 마지막을 강조한 제안설명으로, 재선 의원임에도 본회의장에서 본인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는 조용익 시장의 핵심 공약 살리기에 두말없이 발 벗고 나섰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해당 안건은 의사일정변경동의안 가결에 따라 안건 60항으로 상정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직권상정이 아님에도 의장이 뭇매를 맞은 본회의장에서 시정연구원 설립을 위한 조례안은 본회의 의결 기회를 얻었으나 이 과정에서 '팩트 실종'의 난타는 자칫 의회 존중의 문화까지 해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업데이트 중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3-09-14 10: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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