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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무시, 좌충우돌' 동의안...가차없는 부결

대중교통과, 공영차고지 전기차 충전기 설치(영구시설물 축조) 동의안 늑장 상정, 내용도 앞뒤 충돌 / 박찬희 의원 비롯한 도시교통위 전체 의원 '부천시 행정 수준에 부글부글' / 국장 답변석에서 '책임 꼬리자르기식' 발언 눈총

웬만하면 특별한 질의없이 통과되던 게 '동의안'이지만 오늘 도시교통위원회는 박순희 위원장을 비롯해 전체 의원의 반대로 '부결'되는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교통국(국장 남순우) 대중교통과(과장 백명길)가 제출한 '공영차고지 전기차 충전기 설치(영구시설물 축조) 동의안'이 그것으로, 친환경 자동차 보급 증대,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부천시임에도 불구하고 '동의안의 부결史'는 어처구니 없는 부천시 행정의 민낯을 드러내며 충격을 던져줬다.

해당 동의안은 고강공영차고지(봉오대로 556번길 26) 내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2023년 1우러부터 2024년 12월까지가 사업기간이다.

사업비는 약 31억원이 소요되며 이는 민간부담으로 알려졌다. 전기충전기 62기를 설치하면서 현재 청우운수 6대 전기버스 외에도 40여대(소신여객 38기, 도원교통 10기, 청우운수 14기)가 연말에 늘어날 것에 대비한 것이다.

부천시는 제안이유에 '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버스업체 재정난 해소를 위해 친환경 전기버스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과 '전기충전시설 구축을 통해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을 강조했다.

전기충전시설 운영방법으로 버스업체 3개사가 운영 주체이며, 운영기간은 공유재산 사용허가 후 5년(1회 한해 연장가능)이라는 설명과 9월 의회 동의를 받으면 10월 전기충전시설 공사를 착공과 함께 12월 중 운영 및 사용이 가능하다고 향후계획을 내놓았다.

향후 계획이라고 내놓은 자료가 대중교통과 스스로 발목을 잡힌 셈이 됐다.

질의의 출발은 정창곤 의원이었으나 대중교통과장의 답변 내용과 태도는 다른 동료의원들의 뭇매의 강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정 의원은 "위탁은 어디에 하는가, 위탁이 가능한가"를 물었고, 대중교통과장은 '현대에 위탁을...설치는 현대가, 관리는 버스업체가 하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차고지 자체가 공유재산으로 부천시가 업체 선정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재질문에 "업체와 위탁계약을 아직 안맺었고 논의 중"이라고 답했으나 향후계획에서는 버젓이 10월 공사 착공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이미 업체 선정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뭇매의 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결국 시의회 동의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절차를 무시하고 업체를 선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시교통위원회 의원 전체가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전문위원 검토보고에서도 "2022년 11월 방침수립 이후 2023년 3월부터 8월 사이에 전기충전기 시공업체를 선정(현대자동차 자체 입찰), 공작물 설치에 대한 토지사용 승인을 이미 하였고, 본 동의안에 대한 의회 동의를 득한 이후 10월 착공해 12월 준공 계획"이라고 밝혀 절차 문제를 짚었다  

이에 대중교통과장은 "7월 중순에 동의안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차시설과에서 동의안을 낸 걸 보고 알았다. 부랴부랴 준비했고 그 전에는 그 상태를 모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인 듯한 답변을 내놓았으나 "절차대로 진행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정창곤 의원의 지적에 과장이 멋쩍은 듯 웃자 정 의원도 같이 웃었다.

정 의원은 "버스업체가 현대자동차를 선정했다고 했는데 시장의 승인을 받았을 때 가능한 행위 아니냐"고 물었고, 과장은 "설치만 현대하고 하고 관리는 버스업체가..."라는 일관된 답변을 보였다.

이에 정 의원은 "재임대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시장 승인을 받았냐"고 되물었고, 과장은 "승인 받은 건 없다, 장침결재는 아직 받지 않았다"라며 문제의 본질을 아직 모르는 듯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의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정창곤 의원의 질의에 답답한 답변이 계속되자 '보다못하다는 듯' 박찬희 의원이 나섰다.

"시의회 동의를 얻지 못하면 향후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라고 물었고, 대중교통과장은 "고강차고지에 들어가는 버스들이 대장이나 옥길 차고지에서 충전해야 함에 따라 배차간격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렇게 중요한 일인데 이렇게 절차를 지키지 않고 동의안을 올리는가"라며 강도높게 질책했다.

과장은 "죄송하다. 미처 파악 못했다"라고 답했으나 실제 법령은 2022년 1월에 변경됐음에도 무려 1년 7개월만에 해당 사실을 알았다는 대중교통과는 늑장 동의안을 올리면서도 절차 및 내용의 모순을 그대로 담아 올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박찬희 의원은 "사용허가권자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과장의 지속적 답변은 마치 버스업체가 사용허가를 내주는 것처럼, 그런 권한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결정했으니 설치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린다"라며 "사용허가는 시장의 권한이며, 그 권한을 부서에 위임한 것을 부서가 사용허가를 해 주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오류를 정정해 줬다.

또 법령과 조례을 뒤섞으면서 운송사업자와 충전사업자의 임대료가 엄연히 다름(25/1000와 50/1,000)에도 불구하고 지금 부서는 50/1,000을 적용하고자 하는 의지와 생각이 전혀 없다는 지적도 보탰다.

끝으로 박찬희 의원은 "마치 의회가 동의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버스업체 안정을 방해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있을 수 없는 행정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김건 의원도 고강차고지는 버젓한 시유지임을 강조하면서 "시유지의 모든 건 부천시와 계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달 공사착공을 계획하면서도 입찰한 건 없다는 무슨 상황인가"라고 개탄했다.
김건

과장의 미비한 답변에 발언대에 선 팀장은 "버스업체의 자부담으로 전기충전소를 설치하며, 대부분 전기버스가 현대자동차 버스를 이용하면서 1대 구입하면 업체가 충전소를 매치해서 설치해 주게 돼 있다"고 대신 답변했다

이에 "3개 운수업체가 입찰해 설치하는 게 맞냐"는 질문에 "맞다"는 황당한 답변이 계속됐고, 이학환 의원은 "자부담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국가보조금이 아닌지 명확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구심을 보였다.

송혜숙 의원은 "동의안 처리 전 업체를 선정했다는 게 문제의 발단이다. 다 해놓고 의회에 동의안을 올린 것처럼 됐다"라며 마치 의회가 동의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버스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처럼 '의회에 독박을 씌우는 듯한' 황당한 행정을 지적했다.

박순희 위원장은 교통국장을 발언대에 세웠다. 행정적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인내를 반복하다 마지막에 국장을 발언대에 세운 박 위원장에게 남순우 교통국장은 "행정절차 이행을 못해 송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사과의 발언을 먼저 꺼냈다.



그러나 뒤를 이은 답변인듯 해명인 듯한 발언은 마치 책임소지 꼬리자리기인 듯한 뉘앙스를 남겨 의원들의 눈총을 샀다.

남 국장은 "저는 여러 부서를 다 다녀봐서 (절차를)알고 있지만 대중교통과는 22년 1월에 생긴 절차를 없는 걸로 인지했던 것 같다"고 말해 '국'의 수장으로서의 책임지는 태도가 아쉽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순희 위원장은 "절차를 거꾸로 가는 거네요. 업체 선정 전에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라며 "앞뒤 충돌없이 행정이 이뤄져야 하는데...절차 미이행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고 말한 뒤 찬반토론을 거쳐 최종 동의안을 부결처리 했다.

2023년 교통국의 현주소가 이번 동의안을 통해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회의 충격은 이만저만 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3-09-04 17: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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