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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地方自治), 부천은 ‘地方自恥(욕보일 치)’

어느 공직자의 ‘수평의 힘’ 기고문을 받아들고 / 결산승인안 심사 과정, 위원회별 정쟁의 연속 의회...반성과 자성 없인 ‘이러다 다 죽어!’ 영화 대사 오버랩

「어느 시의원의 성추문에 이어 다시 갑질논란이 불거졌다.
사실의 진위여부나 시시비비는 막론하고 시 이미지 추락과 묵묵히 의정활동과 자신의 소임에 충실히 임하고 있는 대다수 시의원들과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니 지방자치제 무용론이 잊을 만 하면 고개를 드는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던져진 주사위’고 카이사르가 건넌 ‘루비콘 강’이라면 잘하는 것 빼곤 다른 길이 없지 않은가.

이제 광역동 폐지가 공식화되었고 공무원들은 더 분주해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는 행정체제를 또 바꾸냐‘는 시민들의 볼멘소리에 진땀을 흘려야 할 민원 현장의 공무원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부천시의 지방자치(地方自治)가 더 이상 ‘地方自 恥(부끄러워할 치, 욕보이다, 창피를 주다)’가 아니길 빌 뿐이다.」


성비위 사건으로 1명의 의원이 불명예 사퇴한 이후 뒤늦은 막말과 갑질 논란이 바통을 이어받은 부천시의회는 보름이 넘게 시끄럽다 못해 답답하고 갑갑하기까지 하다.

부천시공무원노조가 성명을 통해 부천시의회의 어두운 단상인 ‘고압적 자세로 막말과 하대’, ‘무분별한 자료 제출 요구’ 등을 꼬집으며 “부천시 공직자들은 일상이 불편해지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공직자로서 자긍심은 땅에 떨어지고 수치심마저 느끼게 됐다”고 장기화되고 있는 부천시의회 작금의 사태를 비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공직자로서의 문제의식에서 바라보았어야 할 것”을 지목하면서 성비위사건 현장 영상 공개 과정에서 초상권 및 인권침해 사실이 간과된 문제를 신랄하게 지목했다.

앞서 부천시 정근수 공직자의 기고문 말미의 ‘지방자치’는 이제 ‘부천자치(富川地自恥)’가 되면서 시 승격 50주년에 최악의 사건을 숨 쉴 틈 없이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부끄러움과 창피를 준 장본인은 소수지만 그로인해 욕을 본 사람들은 ‘부천’이라는 공간 안에 존재하는 불특정 다수인 80만 부천시민이 되고 말았다.

앞선 기고문의 시작은 ‘수평의 힘’을 화두로 던졌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환경미화원과 주먹인사를 나누는 사진을 떠올리며 ‘정중한 표현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말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수평어인 영어’를 상기시켰다.  


정근수씨는 “상대의 나이나 지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 이를 바탕으로 한 자연스러운 토론문화의 정착, 이를 통한 가장 합리적인 결의안의 도출, 어쩌면 영어가 가지는 수평의 힘이 영국과 미국의 의회민주주의를 피워낸 원동력이 되었다면 성급한 비약일지는 몰라도 대통령과 환경미화원의 수평적인 인사에 부러움을 떨칠 수 없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국민인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을 ‘민원’과 ‘감사(監査)’로 꼽았다.

그는 “지방자치법에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의 행정 집행 전반에 대해서 견제하고 감시하는 지방의회의 강력한 통제 수단’이라고 나와 있다”며 “그래서 그런가? 감사 때 마다 의원들의 고성과 위압적 태도는 용이 재수 없이 떨어뜨린 여의주가 섬이 되었다는 그 동네나 이 동네나 도긴개긴 인가 보다”고 꼬집었다.

‘잘못에 대한 준엄한 지적은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의원들이 공무원들 길들이기식 군기 잡기나 행정 전반에 걸친 실무지식 부족을 메우기 위한 고성과 위압적 태도라면 곤란하다’는 당연한 주장을 보탰다.

또 “더 나아가 감사를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확인하는 자리로 인식하고 있다면 섬뜩하다, 서글픈 건 공무원들조차도 이를 체념화, 내재화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라며 “감사장으로 향하는 공무원들의 마음속에 긴장감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면 이는 감사의 본질에서 어긋나있다는 증거”라고 보태면서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행감시기 공직 분위기의 모순도 지적했다.  

정씨는 “시의원들도 행정 전반에 모르는 게 있으면 공무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또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무원들이 미처 보지 못한 행정상의 난맥들을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태도로 일깨워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수직어인 한국어의 한계를 극복하여 서로 인격체로 존중하고 시민들을 위안 정책 입안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수평의 공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안에 나서기도 했다.

어제(7일) 부천시의회는 제268회 정례회 의사일정대로 결산승인안을 처리했다. (의사일정을 변경한 재정문화위원회 제외. 재문위는 오는 9일 결산승인안을 처리한다.)

두 개 상임위원회 모두 오전 중 결산승인안을 모두 처리했으나 양 위원회 모두 ‘의원들간의 충돌’은 여과없이 생방송으로 만천하에 전달됐다.

행정복지위원회는 체육진흥과 결산심사 과정에서 ‘소사배수지 잔디구장 개선사업’을 놓고 사실상 정쟁을 빚었다.

‘천연잔디를 없애고 인조잔디로 바꾸는 이유’를 김미자(국민의힘) 의원이 물었고, 체육진흥과장은 “국내산 잔디지만 상태가 좋지않아 이용자들이 발목을 다쳐 개선사업을 한다. 인조잔디는 환경인증을 다 받은 제품으로 배수지로 유해물질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는 이미 국민의힘 부천병당협위원회(위원장 최환식)가 현수막을 통해 ‘소사배수지 인조잔디 유해물질 유입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알린데 따른 부천시의 적극적 팩트전달 답변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질문은 자당 부천병당협의 주장의 연장선상으로 보여 지면서 최의열(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쪽 분들이 정치적 논리로 그런 말씀하시는 게 이해가 안된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면서 “천연잔디의 질을 좋게 하려면 굉장한 농약을 뿌려야 하는데 배수지 위에 농약 살포가 말이 되는 것인가”라고 인조잔디 유해성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양당이 한차례 치고받고를 끝낸 상황에서 곽내경(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적 논리 안에서 해결하려 하면 안된다”는 말을 집행부에 반복했다. 체육진흥과장은 “저에게 정치적 논리 말씀하시면 안된다. 저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명확한 선을 그었다.

“서로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이를 좁혀주는 게 행정의 역할”이라는 곽 의원의 발언은 공감을 얻기 충분했지만 과언 그가 반복한 ‘정치적 논리’의 출발지점은 어디였는지 한번쯤 되돌아볼 대목이다.

도시교통위원회는 도로사업단을 상대로 한 결산승인안 처리과정에서 더 큰 충돌이 있었다.

이학환(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회기에서도 시정질문 등을 통해 수차례 반복했던 정치현수막 문제를 또다시 꺼내들었다. 이정배 단장을 지목해 “정치인 현사묵이 도로에 무수히 걸려있는데 시민의 입장에서 어떠냐”고 물었고, “정당현수막 관련 법이 개정돼 난립하고 있는 것이 실제 현실이지만 불법에 대해서는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수막 문구가 문제다. 아이들이 보면 어떤 느낌일지 심히 우려스럽다. 현수막법을 만든 국회의원도 문제”라고 질의 아닌 질의를 계속하자 최은경(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결산승인안과 관계없는 질문’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학환 의원은 “의원이 질의하는 데 무슨 말이 많냐. 왜 웅성대냐”는 등 다소 거친 발언을 이어갔고, 박순희 위원장은 안정적 회의진행을 위해 발언중지를 요청했으나 소용없자 정회를 결정했다.  

회의가 속개된 뒤 이학환 의원은 “가뜩이나 부천시의회가 시민에게 비판받고 있는데...무분별한 현수막은 시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남겼다.

이학환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소사배수지 인조잔디 유해성을 꼬집는 정치현수막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양당의 주장이 다른 정치현수막도, 광역동 폐지를 홍보하는 현수막 외의 ‘정책실패 책임추궁’ 정치현수막도 당장의 시정대상이 아닐 수 없다.

반성과 자성 보다 정쟁의 연속인 부천시의회를 보며 <오징어게임>의 명대사가 오버랩 됐다.


‘제발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23-06-08 0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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