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장 비서실이 '사실상 골리앗의 배를 불리고 있었다'는 관행의 사실을 확인하자 지역경제 상생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예고했다.

이는 언제부터일지 모를 정도로 관행적으로 이뤄진 업무추진비 지출 중 '민원접대용 다과류 구입'처의 얘기다.

부천시장실부터 특정 대형쇼핑몰(이마트몰)로만 구입처를 일원화한 것이 관행처럼 굳어지면서 '지역상권 활성화'는 물론, '부천상권활성화재단' 계획을 세우고 있는 조용익 시장의 시정철학에 모순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부천시장 비서실은 편리, 편의성만을 쫓았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신호탄을 쐈다.

백종훈 비서실장은 "대형 쇼핑몰을 이용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당연히 변화가 필요하다"며 "당장 이용가능한 물품부터 지역상점에서 구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시장시절부터 '구매품목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빠른 배송까지 가능하다'는 점 등의 이점으로 대형쇼핑몰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한달에 많게는 40여만원에 달하는 다과류를 구입하면서 골리앗의 배를 불리는데 앞장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 부천시장 업무추진비 지출내역에는 '민원접대용 다과류 구입'이 3건으로 모두 이마트몰을 이용한 총액은 45만2,036원에 달했다.

이는 부시장실은 물론 다른 기관 및 부서들도 비슷한 현실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일선 광역동 일부는 지역 마트를 이용하는 경우도 존재하면서 '지역상생 현실의 편차는 크다'는 지적이다.

적어도 연간 500여만원에 달하는 부천시민 혈세가 '다윗'으로 대변되는 지역상점에서 쓰이기 보다 '골리앗'으로 불리는 대형쇼핑몰로 집중 지출됐다는 점은 그간 시장실 살림살이에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부천시장 비서실 관계자는 "당장 오늘(18일)부터 지역상점이나 전통시장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을 확인해 구입처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장실에서 먼저 지역경제 상생을 위한 변화에 나선 뒤 타 기관 및 부서에도 협조공문을 통해 지역상권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용익 시장은 오는 19일 일정 중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석이나 설 명절에만 그쳤던 '전통시장 장보기'는 이제 시장실 다과류 구입부터 지역상권으로 눈을 돌리기로 결정하면서 '그 면(面)을 좀 살리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