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일 부천시 공직자들의 자유토론방 형태로 공직내 소통의 순기능 창구였던 '열린소리마당'이 실명제로 전환되면서 공직내 언로 차단 불만이 장기화됐다.

부천공무원노조동조합의 줄기찬 복원운동에도 불구하고 익명제 전환이 이뤄지지 않던 '열린소리마당(이하 열소)'이 조용익 제23대 부천시장 취임 첫날 0시를 기준으로 복원됐으나 과거 익명제 복원이 아닌 '닉네임 형태 익명제' 전환이라는 점에서 '실효성과 의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곽내경(국민의힘) 의원은 "열소가 조용익 시장 1호 결재로 익명으로 전환돼 실시됐다. 3년9개월 실명으로 전환된 문제의 시기에 원성이 많았지만 익명으로 환원이 안됐다. 1호 결재에 대해 매우 칭찬 드린다"라며 열소 익명 전환 결정에 박수를 보앴다.

그런 뒤 '애석한 공직내 소문'을 꺼내들었다. "9월 1일자 첫 인사 후 복지직으로 보이는 공직자가 익명의 글을 올렸다. 국장은 혹시 보셨냐"는 질문에 행정지원국장은 "저도 열소 계속 보고 있는데 못봤다"고 답했다.

곽 의원은 "익명으로 복지직 승진 배제 문제점의 쓴소리를 담은 글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몇일 후 삭제됐다. 누군가 작용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고, "내려달라는 제안을 공직에서 했다는 소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소문도 '모른다'고 답변하자 국장을 향해 "모르시면 안되는 내용"이라며 행정지원국장의 책임과 의무를 꼬집기도 한 곽 의원이다.

보조발언대에 선 정보통신과장은 "(닉네임 형태의 익명으로 누가 썼는지)추적은 안된다. 범죄 여부가 있어야 행안부에서 관리해서 추적이 가능하다. 시스템 과부하로 (게시글은)유효기간을 1개월로 두고 있다"고 답했다.

 
곽내경 의원은 "어떤 글이 올라와도 누구도 내리라고 권유, 권고하면 안된다. 글을 쓰기까지 과정,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게 열소가 아니냐. (글쓴이를)유추해서 찾아내서 내리라고 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면서 행정지원국장을 비롯한 출석공무원(행정지원과장 등 국내 과장들)들을 바라봤다.

곽 의원은 "1호 결재인만큼 그 의의를 충분히 살렸으면 한다. 혹시 이 안에 그런(삭제 권유) 분이 계신다면 스스로 반성하시길 바란다"는 말로 닉네임 형태 익명 복원의 문제에 쐐기를 박았다.

3년 9개월만에 다시 돌아온 열소지만 과거 형태 그대로는 아니다. 열소에 자유게시판을 이용할 공직자는 중복되지 않는 닉네임을 설정해 사실상 '닉네임 형태 익명제' 형태로 복원됐다.

이를 놓고 공직내 대다수는 익명제 전환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일부는 닉네임 설정 등의 허들을 우려하면서 자칫 '닉네임'을 통해 불특정 인사가 지목당하는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마녀 사냥' 형태의 '닉네임 사냥'에 대한 걱정도 존재했다.

곽 의원은 "최근 열소에 게시글이 거의 없다. 이슈의 문제가 아니라 익명 보장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며 "닉네임 제도는 노사간 합의했다고 하지만 변칙이지 진정한 열소 기능으로 복원된 것으로 보기 힘들다. 닉네임 형태가 내부 갈등을 더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에게 닉네임 형태가 아닌 과거 익명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진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열소 익명 복원 4개월이 지난 현재, 열소는 건강한 소통의 장이 되고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공직자들만이 소통할 수 있는 열소는 오늘도 특별한 게시글 없이 빠르게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천공무원노조는 익명제 전환에 대해 "민선 8기 시정 출발일에 열린소리마당 비실명 오픈을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과연 현재 열소는 건강한지 묻고 답해야 하는 주체 중 하나가 공무원노조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