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무려 161억의 시민혈세를 요구하는 특정 아파트 일부 매입안에 철퇴를 내렸던 부천시의회가 오늘(16일) 폐회한 제259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는 김만수 전임시장 시절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던 중동특별계획1구역, 사실상 시유지 매각을 통해 가능했던 시청 옆 49층 아파트 개발 관련 마지막 행정과의 연결고리를 끊은 셈이라는 점에서 8대 의회의 마지막 '역작(力作)'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시유지 매각으로 가능했던 부천시청 옆 초고층 아파트 건립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재조명되면서 논란과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개발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특정 아파트임에도 이중 일부 매입을 소통없이 결정한 김만수 전임시장의 일방통행과 절차(중기지방재정)를 무시한 장덕천 시장의 행정적 문제가 겹쳐지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는 반대가 한목소리를 냈다.

재정문화위원회 간사인 박명혜 의원은 오늘 본회의에서 "2022년도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은「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등에 의거하여 의회의 의결을 얻고자 하는 사항으로 힐스테이트 중동아파트 업무시설 매입 타당성 등 부족으로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하였습니다"라며 안건심사 결과를 알렸다.

재석 의원 중 이같은 결정에 토를 단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미 3월 회기 중 뭇매를 맞았던 공유재산안(힐스테이트 중동아파트업무시설 매입안)은 8대 마지막 회기에 재상정돼 지난 14일 재정문화위원회에서 심사가 이뤄졌다.

당시 속기록을 보면 양정숙 의원이 포문을 연 '의원들의 비판적 시각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위원장 송혜숙
의사일정 제2항 2022년도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상정합니다. 재산활용과장 나오셔서 제안설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제안이유는「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제1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 규정에 의거 2022년도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하여 의회의 의결을 얻고자 함입니다. 금번에 상정한 관리계획안은 1건으로 힐스테이트 중동아파트 업무시설 매입 건입니다. 중동 1301번지 일원 현대힐스테이트 주거복합시설이 2022년 2월 준공됨에 따라 기부채납 잔여 공간인 3층 업무시설을 매입하여 주민들의 편의공간 등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매입규모는 토지 372평방미터와 건물 4,620평방미터이며 기준가격은 161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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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송혜숙
다음은 전문위원 나오셔서 검토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위원 조국제

본 동의안은 제257회 부천시의회 임시회에 2022년도 제1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으로 상정되었으나 업무시설 매입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재정문화위원회의 의견 제시로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목록에서 제외하여 수정가결한 안건입니다.
 
제257회 부천시의회 임시회에 상정된 안건과 제259회 부천시의회 임시회에 상정된 안건을 비교해 보면 업무시설 추가매입 사업목적이 “신중동행정복지센터 청사 등 업무공간 활용”에서 “주민 편의공간 활용”으로 변경되었고 나머지 매입비와 위치 등 재산취득 내용은 전과 같습니다.

양정숙 의원

○양정숙 위원- 과장님 두 가지만 간단하게 질의하겠습니다. 이 사안이 중기지방재정계획에 포함되는 대상인가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네. 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되어 20억 이상이면 반영을 해야 되는 사항입니다.

○양정숙 위원- 그런데 반영하셨나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아니요. 절차는 의회의 동의 이후에 이렇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양정숙 위원- 그럼 처음에 진행할 때가 2018년도 저희 8대 의회가 시작하기 전에 시작된 건데 그 당시에는 왜 이걸 대상 목록에 넣지 않았을까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그 당시에는 저희가 감정평가, 건물이 준공이 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건물을 보면서 매입을 해야 될지 이게 판단이 안 서는 상황이었고, 

○양정숙 위원- 과장님, 저희가 아파트나 건물을 분양받을 때 실물을 보고 분양받지 않습니다. 그렇죠? 아파트 분양받을 때 실물 보고 분양받으세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아파트하고 상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양정숙 위원- 상가도 마찬가지고 분양이라는 게 실물이 없어도 분양을 하는 겁니다. 그 부분은 지금 적절한 답이 되는 것 같지 않고요. 그리고 지난번에는 신중동행정복지센터 이전에 따른 매입이라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주민편의 공간이라고 바꾸셨어요, 두 달 만에. 편의공간으로 어떤 공간이 들어오는 겁니까?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저희가「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보면 주민편의 공간이라고 하면 주로 전시실이나 문화강좌, 소규모 공연장 이런 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민들을 위한 공간.

 
○양정숙 위원- 4월에 원안대로 되지 않아서 두 달 만에 이렇게 단어 하나만 바꿔서 들어오는 거 과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시 정책에 따라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고 보지만 어쨌든 4월에는 저희가 당초에 신중동행정복지센터 광역동 체제로 가면 이전을 하고, 그동안에 광역동이 협소해서 계속 이전 부분을 논의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광역동이 계속됐을 경우에는 신중동행정복지센터로 계속 저희가 요구했을 겁니다만 지금은 정책적으로 시장으로 당선되신 분이라든지 이런 분들의 정책이 지금 변경됐기 때문에 광역동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잖습니까. 그래서 업무시설로, 저희가 편의시설로 매입계획을 변경해서 올린 거고 어쨌든 시청 옆의 공간은 저희가 굳이 동청사라든지 이런 것을 떠나서라도 확보를 해놓으면 향후에 어떤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고 시청을 증축할 수 없다고 하면 공간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산관리를 하는 부서장의 입장으로서는.
 
그래서 어쨌든 저 공간을 시에서 매입해서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양정숙 위원-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데 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8대 말에 급하게 저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이상입니다.

○임은분 위원- 그런데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들어있지도 않은 것을 지금 재산활용과에서는 이미 그 부서 간에 왔다 간 내용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좀 매입하게 해 주십시오라는 의견으로 저희한테 들려지는데 사실은 우리 부천시 재정자립도가 몇 % 예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정확하게 제가 잘, 한 30, 40% 정도 되는 걸로
○임은분 위원- 저는 30%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계획에도 없던 그런 건물을 지금 의회에서 이미 시 집행부가 추진해 왔기 때문에 승인을 해줘야 된다는 법은 없어요.
(중략)
당연히 우리는 이미 매입하겠다는 그런 의사전달이 서로 오고 갔으니 해주십시오라는 거는 의회를 경시한 처사이기도 하고 위원들이 그럼 할 일이 없어지죠.

최성운 의원

○최성운 위원- 과장님 전 회기 때 이거 올라온 거잖아요. 불승인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거 바로 또 올렸다, 이게 옳은 처사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앞 회기에 이것 불승인해서 부결된 것 아닙니까? 
그런데 바로 이번 회기 때 올린 게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그때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행정복지센터를 위해서 매입하려고 올렸던 건데 저희가 이번에는 편의공간으로 해서 다시 한 번 위원님들한테 검토를 바라기 위해서 올린 겁니다.

 
○최성운 위원- 그랬으면 충분하게 위원님들한테, 문제점들은 어느 정도 다 파악해서 알고 있어요. 그러면 설득해서, 다 설득하고 올리셨어요? 과장님, 통과된다고 봅니까?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그 부분 제가 판단하긴 그렇고…….

 
○최성운 위원- 통과될 것 같아요, 안 될 것 같아요? 
참 이게 문제점들 투성이에요. 그러시고 이거를 매입했을 경우에 우리 시가 뭐가 좋고, 안 됐을 경우에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설명을 한번 차분하게 해보세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불이익이라 하면 그건 지금 말씀하신 의도가 그쪽에서, 상대 쪽에서 시에서 매입하겠다고 의사를 보냈으니 매입을 안 했을 경우에는 소송이라든지 이런 절차에 의해서 시에서 어떤 재정적 손실이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말씀하시는 부분도 있을 수는 있고요.
 
일단 시에서 매입을 하게 되면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그런 공간활용이라든지 또 부가가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지금 감정평가금액이 184억 나왔는데 그 이하로 산다고 하면 어쨌든 재산상의 투자가치는 있다고 저는 판단이 들고요. 저희가 못 샀을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린 그런 소송에 대한 부담이 좀 있긴 합니다. 

○이학환 위원- 저는 질의를 안 하려고 했는데 소송을 하게 된다는, 그쪽에서 왜 소송을 하나요?
(중략)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그 부분은 우리가 업체한테 이미 의회의 동의는 받아야 된다고 사전통보를 다 했고, 공문으로.

 
○이학환 위원- 그렇게 했으면 고소할 일은 없잖아요. 손해배상청구를 할 일은 없잖아요?
○재산활용과장 임용식- 소송을 한다 해도 저희가 자문을 받아보니 시에서 그거를 손해배상 해줄 의무는 없다라는 변호사님들의 자문결과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위원장 송혜숙- 속개하겠습니다. 그럼 토론을 생략하고 지금까지 심의한 의사일정 제2항 2022년도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부결하고자 하는데 위원님들 이의 없으십니까?
(「네.」하는 위원 있음)
이의 없다 하시므로 부결을 선포합니다.

힐스테이트 중동아파트는 중동 1154번지 등 위치로 이중 상가 2층 전부와 3층 일부를 기부채납 받고, 기부채납 외 면적의 3층은 매입한다는 게 공유재산안 골자였다.  

2018년 1월 착공한 49층 아파트는 지난 2월 16일 준공처리됐다는 점에서 부천시는 지난 3월 회기에 '2층에는 거리가 먼 외청을 이전하고 3층에는 신중동 행정복지센터를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의회에 뭇매를 맞고 사실상 시장 임기 말, 8대 의회 마지막 회기에 재상정하면서 '신중동행정복지센터'를 '주민편의공간'으로 말만 바꾼 공유재산안은 최종 부결되면서 사실상 영원히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됐다.

중기지방재정계획도 무시하면서 상정된 안건으로 장덕천 시장은 물론 기획조정실장이나 재산활용과장의 역할론이 도마 위에 올랐고, 재상정하면서도 부천시 재정자립도조차 숙지하지 못한 재산활용과장의 답변은 의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지난 3월 회기에서 다수 야당 의원들은 '업체 특혜'에 의심의 눈초리를 드리웠고, 양정숙 의원은 "매입금액이 너무 부풀려져 있다. 시민들은 49층 아파트를 보면서 답답해 한다"는 중동특별계획1구역 행정의 흑역사에 쓴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결국 김만수 전임시장 시절 최대 갈등사업이었던 중동특별계획1구역 개발은 마지막까지 161억 혈세를 요구하는 매입안까지 이어지면서 흑역사가 지속되는 듯 했으나 8대 의회가 '불굴의 견제와 원칙'을 내세워 마지막 연결고리를 끊는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