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도시공사(사장 직무대리 김창형)가 부천역곡 공공주택지구 공동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부천역곡 공공주택지구 아카이브즈(마을기록) 구축 용역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발사업을 본격 시작한 부천도시공사가 최초 대규모 개발사업인 역곡지구를 놓고 공동사업시행자로서 개발의 뒷편으로 사라질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공익의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 첨부한 관련 사진 한장이 사라질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호평의 공익사업'의 유개념을 無개념으로 뒤바꿔 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의 사진은 역곡지구 개발을 앞두고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한 그 고택으로, 이미 부천민족문제연구소는 물론 부천시의회 안에서도 '친일파 고택'을 이유로 공개적인 비판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부천민족문제연구소는 "부천시에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는 친일파가 단 두명으로, 이중 한명이 해당 고택의 주인이었던 친일파 박제봉이며, 그 후손들이 현재 개발을 앞두고 해당 집은 경기도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에 나서면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며 성명은 물론 지속적인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해당 친일파 집 앞에 '단죄비(斷罪碑)'를 세워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결국 부천시문화재지정을 위한 심의에서 '역곡 고택'에 대한 문화재 지정을 부결시켰고, 총 6명의 심의위원들은 "원형 복원이 힘들다. 훼손이 심하다"는 등 문화재 자체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친일파 관련)사회적 논란 속에서 문화재 지정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역사적, 시민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많은 고택이자 부천도시공사가 공동시행하는 역곡지구 개발사업 안에서는 '개발에서 제척해 줄 것'을 요구하며 충돌을 빗고 있는 고택 사진을 보도자료 관련사진으로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부천민족문제연구소 박종선 지부장은 "일제잔재 고택 사진을 굳이 마을기록 보도자료 사진에 사용할 일이었나"라며 부천도시공사의 개념을 꼬집었다.

이에 김창형 부천도시공사 사장 직무대리 겸 도시개발본부장은 "담당자가 고택인 것을 몰랐던 것 같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고민 없이 사용한 것일 뿐 어떤 목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말하면서 관련사진의 문제의식을 겸허히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앞서서도 향후 부천 미래에 굵직한 개발사업을 공공의 목적으로 수행해여 할 부천도시공사가 역곡지구 개발사업을 앞두고 사라질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호평받아야 할 사업이다.  

공사 측은 "이번 구축 용역은 공공주택지구로 개발되는 부천시 춘의동, 역곡동 지역에 대해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유․무형의 자료 활용 계획 등을 수립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산을 이전보관 및 조사결과를 문헌으로 구현하는 마을기록물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부천역곡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승인(국토교통부고시 제 2021-1387호)에 따라,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에 앞서, 사업대상지와 그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현 주민들이 애착을 갖고 고향의 정취를 느끼며 향후 고향을 떠난 이주민들이 향수를 치유하고자 이번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을 보탰다.  

공사와 LH에서 1년 간 공동감독으로 추진하는 이번 용역에 역곡과 춘의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담아 기록 될 예정이며, 자료는 최종적으로 마을지와 동영상으로 제작된다.

공사 김창형 도시개발본부장은 “이번 용역을 통해 역곡&춘의의 역사, 문화, 생활을 뒤돌아 볼 수 있고, 고향의 모습을 주민들이 추억할 수 있는 자료를 마을주민과의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제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