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9월 18일부터 시작된 추석연휴 기간 중 부천 관내 곳곳에는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두드러졌다. 현역 정치인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군들까지 현수막 게첩에 가세하면서 명절 현수막만 보더라도 2022년 지방선거 후보군이 대략 예측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횡이다.  

명절 인사 현수막의 첫 테이프를 끊은 인사는 조용익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었다. 그는 아무도 예상치 못할 정도로 추석 일주일 전부터 부천 전역의 핵심 사거리를 선점하면서 톡톡한 홍보 효과를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군 중에는 가장 먼저 현수막을 게첩한 조용익 변호사를 비롯해 한병환 전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슬기로운 추석생활'이라는 화제의 드라마 제목을 이용한 명절 인사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김명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장도 시장 출사표를 던진 상황으로,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라는 제목과 함께 본인의 사실상 공약 1호로 활용하고 있는 '광역동 폐지, 36개 일반동 전환'을 담으면서 명절인사만 가능한 현수막의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정 서영석 당협위원장이 시장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추석 인사 현수막을 대대적으로 게첩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을 위한 당원 모집 홍보를 겸하면서 아직 잠룡으로 분류될 수 있는 당내 정치인들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유독 원미을에는 오정 서영석 위원장의 현수막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서를 앞둔 원미을 서영석 당협위원장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장덕천 시장은 지난 3월 4일 <부천매일> 등 언론 3사와의 공동인터뷰에서 재선 도전을 최초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현역 시장임에도 그는 현재까지 임기 중 단 한번도 명절 인사 현수막을 게첩하지 않고 있다.

복수의 측근에 따르면 "수차례 명절인사 현수막 게첩 필요성을 진언했음에도 시장은 단 한번도 받아들인 적이 없다"라며 "현수막 홍수 속에 시민들도 불편하고 불만이 있고, 불법 현수막을 단속해야 할 공무원들의 노고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나(시장)라도 안 걸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생당 경기도당위원장이자 전 부천시의회 의원인 김정기 위원장이 부천 곳곳에 '민생우선, 다시 뜁니다!'라는 글귀로 추석 인사를 대신하면서 소수당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후보군들이 집중 언급하는 '범민주당 원팀' 주장 속에 다수 정치인들의 복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기 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부천 4개 선거구별로 추석 명절 인사 현수막 게첩 현황을 살펴보자.

<부천 갑>

더불어민주당은 김경협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선거구별로 시도의원들의 이름을 같이 올려 명절 인사를 전했다. 이는 김경협 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안착한 뒤부터 지속되고 있는 부천갑의 질서와 전통이라는 점에서 조직의 깔끔함까지 엿보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단독 현수막을 게첩한 인물은 김문호 전 부천시의회 의장으로,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 출마설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과 유일한 현역 시의원이 따로 현수막을 게첩했다. 이음재 당협위원장과 곽내경 부천시의회 의원은 각각의 현수막으로 명절 인사에 나섰고, 안효식 전 부천시의회 의원도 현수막을 게첩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도전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보여진다.

<부천 을>

더불어민주당은 부천갑과 마찬가지로 설훈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현역 시도위원이 함께 이름을 올린 추석 인사 현수막을 게첩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유독 윤근 전 부천시의회 의원만이 별도의 현수막을 명절인사에 나서면서 내년 지방선거 도전설을 피웠다는 해석이다.

국민의힘은 서영석 당협위원장이 명절 인사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원미을에만 국한돼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출마 도전 가능성을 아직까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일한 현역 시의원인 이상윤 의원은 별도의 명절 인사 현수막을 게첩하지 않은 가운데 김미자 원미을 여성위원장과 김건 청년위원장이 각각 라 선거구와 마 선거구에 현수막을 게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 병>

민주당은 김상희 국회의원이자 지역위원장이 명절 인사 현수막을 게첩했으나 현역 시도의원들의 이름은 함께 올리지 않았다. 때문에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명원 경기도의원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현수막을 게첩했으나 다른 시도의원들은 현수막 게첩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최환식 당협위원장과 현역 시의원들이 각각의 현수막을 따로 게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환식 위원장과 윤병권 부천시의회 부의장, 이상열 의원, 김환석 의원 등이 명절 현수막을 게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이준영 전 부천시의원도 명절 현수막을 내걸었고, 황재성 국민의힘 부천병 전 사무국장은 명절 후 코로나 19 장기화로 힘든 소상공인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현수막을 게첩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부천 정>

더불어민주당 중 가장 현수막 경쟁이 치열했던 지역은 부천정이다.

서영석 국회의원이자 지역위원장이 명절 인사 현수막을 내건 반면, 현역 시도의원들은 별도의 현수막 게첩을 자제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를 노리는 후보군으로 예상되는 인물들이 대거 현수막을 내걸면서 가장 봇물터진 추석 인사 현수막을 볼 수 있었던 지역이 부천정이다.

더욱이 서영석 국회의원의 1년 6개월차 (이협)보좌관과 10개월차 (류경현)비서관이 명절 현수막 게첩에 동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의원 후보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타 지역의 경우도 국회의원의 보좌진 중 지방선거 도전설이 타천으로 흘러나오는 인물들도 있지만 '부천 정'처럼 보좌진들이 앞서서 별도의 개별 현수막을 통해 너무 빠른 경쟁구도를 만드는 일은 피하고 있다"라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그밖에도 김동현, 박상현, 손준기, 윤단비, 최은경씨 등 당원이나 지역위원장내 직책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 대거 현수막을 게첩하면서 어느지역보다 지방선거를 앞둔 치열할 경선 경쟁이 충분히 예상되고 있다.  

국민의힘 부천정은 서영석 당협위원장만이 유일학 추석 인사 현수막을 게첩했으며, 현역 의원이나 출마예상자들의 현수막 경쟁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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