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남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되면서 '비리의 본질과 실체적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날로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6년 전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SNS가 자연스럽게 소환되고 있다.

사진출처: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캡쳐

당시 성남시장이전 이재명 경기도지사이자 대권 후보군 중 한명은 <'닭 쫒던 개 보신탕 된' 이야기..수천억대 개발이익 누가 먹을까?>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SNS에 올렸다.

이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얽힌 비화를 꺼내들면서 민간개발사업의 위험성을 전달하는 반면, 초선 당시 민간개발 요구를 뿌리치고 '공영개발'로 바꿔 그 개발이익으로 성남 시가지 노르자위 땅에 2만평 가량 도심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했다는 등을 언급하면서 공영개발의 성공을 자화자찬 했다.

당시 <부천매일>은 '이재명 시장이 말하는 무서운(?) 민간개발사업의 최후'라는 제목으로 6년 전 이재명 지사의 SNS글을 높이사면서 중동특별계획1구역 통합개발 등 굵직한 개발사업을 숨고르기 없이 진행하는 김만수 전 부천시장을 비판하는 모티브로 삼았었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그러나 그로부터 6년 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터진 성남 대장동 공영개발 비리는 당시 이재명 시장이 밠힌 '무서운 민간개발사업'보다 더 큰 본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이 적지 않다. 

6년 전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SNS로 돌아가 보면, 그는 "시민이 맡긴 권한(인허가)으로 생기는 불로소득은 시민들이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하지요?"라며 최하 3천억 개발이익이 보장된, 황금 이권사업으로 알려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뜬금없이 2010년 4월 LH가 포기하는 과정에서 로비 등 불법이 자행된 사실을 전했다.

당시 검찰은 성남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신영수 전 국회의원의 친동생(신아무)을 구속했다.

신아무씨는 지난 2009년 11월부터 다음해 4월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부동산 개발업자 이모씨로부터 "성남시 토지개발방식을 공영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바꾸도록 돠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2004년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당시 대한주택공사)가 '한국판 베버리힐스'를 만든다며 추진했다가 2010년 6월 돌연 철수한 사업이다.  

이후 이씨는 다른 토지주 등과 함께 민간개발을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려 로비 자금으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씨가 이씨에게서 돈을 받아 당시 의원이었던 형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초선 당시 민간개발 요구를 뿌리치고 공영개발로 바꿔 그 개발이익으로 성남 시가지 노르자위 땅에 2만평 가량 도심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민간개발을 공영개발로 바꿔 '시민이 맡긴 권한(인허가)으로 생기는 불로소득은 시민들이 가져야 한다'는 소신의 지역개발론을 실천했으나 그 과정에서 말 못할(검찰 수사로 불법이 드러나면서 지금은 말 할 수 았는) 청탁 등 집요한 로비가 있었음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이재명 전 시장은 "민간개발업자가 수십억 뇌물을 뿌려가며 LH에 사업포기 로비를 했고, 당시 LH공사 담당인 국토위 소속 국회의원이던 신영수씨의 친동생이 '민간개발로 바꾸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았다는 것이고(현재 구속 중) 신영수 전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LH 사장에게 대장동 사업 포기를 집요하게 압박했으며, 결국 LH공사는 이 황금알 낳는 사업을 '자금난'을 이유로 포기했다"며 "만약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과연 이 사업권은 누가 가지게 되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집요하게 민간개발 주장하며 LH에 사업포기 압력 넣던 신영수씨가 당시 성남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다는 사실에, '이재명 시장이 꼬추 내놓고 다닐 때부터 안다'는 아버님 친구(제 아버님은 30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까지 나타나 제게 '민영개발 허가해 달라'고 청탁할 정도로 집요한 로비가 있었다는 사실을 판단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2014년 성남시장 선거에서는 신영수 전 국회의원이 새누리당 시장후보로 출마를 했고, 결과는 이재명 시장의 재선으로 끝이 났다.

이재명 전 시장은 "지금 되돌아보면 아찔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며 "업자들이 수천억 이익이 보장된 민간개발을 위해 수십억 로비자금 뿌리며 천신만고 끝에 LH에 공영개발 포기시켰는데, 제가 당선되어 민간개발은커녕 '성남시 공영개발'로 바꿔 수천억 이익을 시민에게 돌려드리게 되니 통쾌하다"고 최근 검찰 수사의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성남시민이 맡긴 인허가권 행사로 생긴 불로소득은 성남시민이 가져야 한다. 국민이 맡긴 권한 제대로 행사하고, 부정부패와 예산낭비만 하지 않아도, 세금만 공평하게 부과하고 징수해도 대한민국은 희망민국이 되고도 남는다"고 SNS 글의 끝을 맺었다.  

그로부터 6년 뒤 대선을 앞두고 터진 대장동 공영개발은 가히 이재명 전 시장이 밝힌 '무서운 민간개발의 최후'보다 더 심각학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공영개발의 성공사례'로 꼽던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은 정치, 법조계, 언론계 등이 결합한 카르텔이 의심되는 초대형 블랙홀로 대선 5개월 앞에 놓여 있다. 아빠 찬스로 시작된 '50억원 퇴직금'은 야당인 국민의힘을 상대로 공분이 일고 있으나 첫 구속자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고위직으로 이재명 지사의 측근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작 대장동 공영개발 시행의 최고책임자라고 볼 수 있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책임론은 비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으로 인해 첫 구속자가 발생했음에도, 더욱이 그 구속자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지사는 '유감'을 표명했을 뿐 관련성을 부인하는 데 더 나아가 "한전 직원 뇌물에 대통령이 사퇴하냐"는 등 듣기에 따라 괴변에 가까운 반격을 펼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민주당이 대장동의 늪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대장동 개발혹 책임'의 한 가운데에 이재명 지사가 있음을 지적하는 듯 하다. 그는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고, 대장동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그런 불안을 안고 개선을 이길 수 있엤는가. 그런 인사와 행정을 했던 후보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겠는가"라는 등의 말로 대장동 의혹의 심각성을 던졌다.

사진출처: 장덕천 부천시장 페이스북 캡쳐

장덕천 시장도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발본색원]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녹취록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근무했던 인물 등에게도 개발 수익이 전달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8 억원, 5억원, 3억원으로 나눠져서...돈은 찍은 사진도 제출"이라는 등의 대장동 수사 관련 기사 내용을 전달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시사상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방공사의 임직원은 공무원이 아니지만 뇌물죄에서는 공무원으로 봅니다(공무원 의제)", "수뢰액 1억 이상이면 특가법 적용으로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 "다 불어야(자백 등) 선처받지, 아미면 평생 수감생활 합니다"라는 의미심장함을 전했다.

6년 사이 성남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급반전 상황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