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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삭발’

부당전출과 불법모금에 맞서 삭발 및 단식농성

정명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이하 정명정산고) 선생님들이 학교 측의 부당전출과 학교발전기금 불법 모금 등에 맞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양심을 지키고자 삭발 및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부당 찬조금 강제 모금 압력에 대한 교사 양심선언’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다음날인 27일 오전 10시에는 삭발식과 함께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부천매일>은 삭발식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단식을 통해서라도 ‘사립학교의 비민주적 운영형태’를 알리고자 하는 류동구(34, 일본어) 교사와 박정래(49, 상업) 교사를 만나 그들의 이유 있는 항변(?)을 듣고, 그 내용을 지면을 통해 지상중계 한다.

왜 교사를 운동장으로 내 모는가

류 교사는 삭발식 이후 “왜 학교가 우리를 운동장으로 내 몰며,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해야 합니까”라고 학교 측을 향해 되물었다.

“선생님과 아이들을 무시하고 이사장 마음대로 학교를 운영하는 데 대해 1년을 넘도록 대화로 해결하려 노력했다”는 류 교사는 “가난이라는 죄 때문에 등록금을 못낸 학생이 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받아야 하는 등 학교는 더 이상 교육의 장소로 서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결코 천막생활이 불편하지 않으며, 불의에 저항하고 진리는 반드시 이긴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교사로서 떳떳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명정산고 교사 70여명 중 약 40여명이 학교 측의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에 맞서 양심선언에 동참하고 있으며, 지난 16일 출근투쟁을 시작으로 23일에는 천막농성을, 27일에는 류 교사와 박 교사의 삭발 및 단식농성이 진행되는 등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이 몸 부림(?)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정명정산고는 학교법인 계림학원에 속해 있다. 같은 학교법인 내 정명고등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13일 정명정산고 교사인 류 교사가 정명고로 전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당전출 조치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동료 교사인 박 교사가 자신의 혀를 깨물면서까지 학교 측에 항의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사립학교법에는 학교인사위원회를 심의기구로 두도록 명시돼 있으나 학교 측은 “학교인사위원회를 자문기구로 두고 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부당전출에 대한 학교측과 교사들간의 이견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 측이 교사들에게 학교발전기금을 강압적인 방법으로 불법 모금하도록 강요했다”는 사실이 사회에 공개되면서 사립학교의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교사들은 “학교 측이 수시로 부당 찬조금 납부현황을 체크하고 납부현황이 저조한 담임교사에게는 납부를 독촉하는 등 담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보의 심리적 부담을 줬다”며 학교문제에 대한 폭로를 서슴지 않았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학교 측이 매년 학기 초가 되면 학급당 5~7명 정도의 학부모위원 명단을 제출토록 하고,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부당찬조금을 1인당 10~20만원씩 납부하도록 할당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교장의 월급은 제대로 지급된 반면, 돈이 없어서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등교 정지시킬 것을 강요하고, 심지어 퇴학시키기까지 했다”며 ‘당신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란 말이냐’고 학교 측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교사와 학생은 교실에서 만나야 한다

교사들은 지난 20일 경기도 교육청을 항의방문 했으며, 이후 도 교육청이 한차례 학교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7일(오늘) 2시 도 교육청, 학교측, 교사측 등이 한자리에 모여 사태 후 첫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27일 삭발식이 진행되는 약 1시간가량 약 20여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는 선생님을 지켜봤으며, 삭발식 이후에는 스승을 찾은 제자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류 교사는 “대화로 해결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부당전출 관련 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며 “불법 찬조금 모금 등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에 대해서도 학교 측과 도 교육청측이 조속히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이 어수선 하지 않도록 많은 얘기들을 해왔으며, 다행히 방학 중 벌어진 사건으로 아직 많은 학생들이 갈등상황을 알진 못한다”고 덧붙였다.

16년간 교직생활에 몸담은 박 교사는 “교사란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위치에 서 있어, 올바른 가치관과 부당함에 싸울 줄 아는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라며“올바른 사회인을 배출하는 책임과 의무를 가진 이상 참교육은 반드시 작은 사회(학교)의 기본이 돼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기사등록 : 2004-02-27 14: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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